후쿠시마 곳곳서 떠난 이들 기린 유족들 "10년이 지나도 고통"

김윤나영 기자 2021. 3. 1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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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주기 추도
정부는 후쿠시마산 등 포함
일본 농산물 수출 확대 천명

[경향신문]

동일본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곳곳에서 ‘동일본대지진’ 10주기를 기렸다. NHK방송은 이날 후쿠시마현 곳곳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도 집에서 향을 피우며 고인을 추모했다. 대지진 당시 사망자는 1만5899명에 달한다. 2526명은 실종자로 남았다.

후쿠시마현 다테시에 사는 기쓰나이 유코(55)도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 중 한 명이다. 10년 전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미나미소마시에 살던 아버지와 오빠, 숙모, 조카를 쓰나미(지진 해일)가 삼켰다. 영정을 놓고 기도하던 그는 “10년이 지나도 몸의 절반을 잃은 것 같은 마음의 고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NHK방송에 말했다.

미나미소마시에서는 쓰나미로 조부모를 잃은 사사키 가이치(35)가 성묘를 했다. 사사키는 조부모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커피와 담배를 묘 앞에 올려놓았다. 조부모와 함께 살던 사사키는 10년 전 쓰나미를 피하며 조부모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다. 그날 아침 할아버지가 사사키에게 ‘담배를 사다달라’며 건넨 1000엔짜리 지폐가 고스란히 유품이 됐다. 사사키는 “조부모를 대신해 살아온 삶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가타현에서 온 이시카와 다다마사(69)도 친구와 친척을 기리기 위해 후쿠시마현 나미에 마을의 공동묘지에 향을 피웠다.

지진 피해가 컸던 후쿠시마, 미야기, 이와테 등 3개 현에서는 전날 일제히 희생자 수만큼의 등에 불을 밝히는 추도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구의 국립극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추도식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지진발생 시각인 오후 2시46분에 맞춰 기도를 올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전날 배포한 서면 답변에서 “사고의 교훈은 안전 신화로부터 결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원전 재가동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규제 기준을 적용해 현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면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사 10년을 맞아 일본 정부는 대대적인 부흥 정책을 펴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담화를 통해 “1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국가나 지역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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