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라이브] 부부는 냉장고와 침대를 공유해야 서로 오래 산다
요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94)은 손자인 헤리 왕자 부부의 폭로로 마음이 좀 상해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남편인 필립공(99)은 최근 심장 수술까지 받은 상황이다. 나이들수록 가족 내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여왕이라도 다를 게 없지 싶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부부는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건강 장수 부부로 꼽힌다. 둘은 올해 결혼 74주년을 맞는다. 1947년 결혼식을 올린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는 네 자녀를 비롯해 8명의 손주, 5명의 증손주를 뒀다.

이처럼 70세를 넘어 말년까지 부부가 이어지면 서로 장수할 확률이 높다. 이는 고령화 10~15년 선배인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은 2040년이 되면 인구의 절반이 혼자 사는 ‘솔로 사회’가 될 전망이다. 독신자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이별 또는 사별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미혼 남성의 사망률 피크 나이는 66세 인데, 평균 81세보다 15년 이르다. 대체로 아내가 있는 남성이 미혼·사별보다 평균 10년 더 산다. 여성도 남편이 있는 경우 독신보다 8~10년 더 오래 산다. 남녀 공히 혼자 사는 것보다 부부로 사는 게 장수에 유리하다.
배우자를 잃었을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경향도 있다. 확대 해석하면 장수를 위해 남자는 아내가 있어야 하고, 여자는 남편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 홀로 남은 남성의 사망 원인은 고령자에게 가장 흔한 암(癌)보다 상대적으로 당뇨병, 고혈압, 심장 질환이 많다. 외식이나 편의점 음식 등으로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식사를 많이 한 결과로 본다. 부부 생활의 핵심은 건강한 냉장고를 공유했던 것이었다.
부부라고 꼭 장수 필요 요건은 아니다. 미국 예일대 의대가 6년간 305쌍의 노년기 부부들을 대상으로 ‘부부 관계와 기대 수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편이 이른바 ‘공처가’인 경우 기대 수명이 가장 짧았다. 남자가 아내 눈치 보며 의존적으로 사는 건 장수에 도움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찌됐건 결혼해서 애 키우며 지지고 볶는 삶이 홀가분하게 사는 독신보다 힘들어 보이지만, 수명은 되레 길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낮다. 노년 자살률은 독거에서 높다. 금슬은 스트레스 완충 효과를 낸다. 운동도 파트너가 있으면 더 자주 하게 된다.
심장내과 의사들 말에 따르면, 새벽에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부정맥으로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중에 늦게 발견되어 사망하는 상당수가 혼자 살거나 부부라도 각 방 쓰는 경우라고 한다. 물론 혼자서도 끝까지 활기차게 살 수 있다. 통계학적으로 냉장고와 침대를 공유한 부부가 같이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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