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한방울이 간절한데, 냉장고를 불량 멀티탭에 꽂았다가

김성모 기자 2021. 3. 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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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김제·안산 등 관리 부주의로 수백명분 날려
정세균 총리 “백신 한방울이 간절한 마당에”

코로나 백신 유통 과정에서 관리 소홀로 백신을 못 쓰게 된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7건이 적발됐고, 폐기된 백신이 수백 명분에 이른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울산 동구보건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구 한 요양병원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입고된 지 불과 30여분 만에 보관 적정 온도(2~8도)를 넘겼다. 2월 27일 오후 1시 30분에 백신을 받았는데, 이날 오후 2시 6분 냉장고 온도가 8.1도를 기록했다. 냉장고 온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1일엔 냉장고 멀티탭이 불량인 걸 모른 채 백신을 보관하다 결국 사달이 났다. 이날 냉장고 온도는 25도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고, 100명분 백신이 써보지도 못하고 폐기 신세가 됐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조선대학교 해오름관 광주이스포츠경기장에 설치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호남권역예방접종센터 백신보관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21.02.09.뉴시스

울산뿐 아니라 전북 김제시 한 병원에서도 280명이 맞을 백신이, 경기 안산시 한 병원에서도 100명에게 접종할 백신이 적정 온도를 벗어났다. 보건 당국은 온도를 넘긴 백신은 보건소를 통해 모두 수거할 계획이다. 양동교 코로나 예방접종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백신 온도 이탈 사례는 냉장고가 낡거나 디지털 온도계 이상, 백신 접종 담당자 취급 부주의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 백신 접종 기관에서는 백신 전용 냉장고를 구비하도록 하고, 백신 관리자가 실시간 온도를 체크하는 등 관리 지침을 숙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사고에 대해 “지금은 한 방울의 백신이 간절한 상황”이라며 “한 분이라도 더 접종시키기 위해 조금의 잔량까지 활용하는 마당에 사소한 부주의로 백신이 폐기되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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