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투구수 제한 '봄엔 무리하지 마세요'

이용균 기자 2021. 3. 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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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선 왜 20구를 던지면 내려갔다 다시 올라올까

[경향신문]

올해 경기수 늘어 과부하 우려
KBO도 2아웃 이닝 종료 ‘첫선’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지난 4일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전에서 1회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삼진 1개를 잡았지만 3루타 1개 포함 4안타 1볼넷 3실점을 허용했다. 투구수가 27개나 됐다.

구원투수 앙헬 론돈이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김광현은 2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9일 마이애미전에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김광현은 1회 2실점 뒤 2사 만루에서 강판됐고, 2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메이저리그가 이번 스프링캠프에 도입한 ‘이상한 규칙’ 때문이다. 한 투수가 한 이닝에 투구수 20개를 넘길 경우 투수를 교체할 수 있다. 투수 교체 자체는 평범한 일이지만 ‘이상한 점’은 강판된 투수가 다음 이닝에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투구수 20개’ 규칙이 생긴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팬데믹 때문에 60경기만 하는 미니 시즌을 치렀다. 전 시즌을 소화한 선발 투수들도 80이닝 소화가 쉽지 않았다. 올해는 162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의 투구 이닝 증가가 중요하다. 시애틀과 밀워키 등은 아예 이번 시즌 6선발 로테이션을 고려 중이다.

2021시즌 스프링캠프 모든 구단들의 숙제는 선발 투수들의 신중한 투구수 늘리기다.

차근차근 계획대로 선발 투수들의 이닝과 투구수를 조절해야 한다.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 선발 투수가 갑자기 한 이닝에 많은 공을 던지면 과부하가 올 수 있다. 그렇다고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면 필요한 양의 투구를 하지 못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더그아웃과 불펜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의 숫자가 제한된 것도 이 규칙에 영향을 미쳤다. 구단은 한 경기에 쓸 수 있는 투수 숫자를 정했고 이를 위해 의외의 상황을 줄였다. 경기 중 주자가 쌓인 상황에 불펜 투수 투입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20구 규칙의 장점이다.

뉴욕타임스는 “팬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이지만, 투수코치들은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워키의 크리스 훅 투수코치는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팀 투수들이 시즌 준비를 보다 건강한 상태에서 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오는 14일까지 이 규칙을 유지한다.

KBO리그에서도 이 규칙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KIA 경기에서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맷 윌리엄스 감독의 합의 속에 2사 만루 상황에서 갑자기 이닝이 끝나는 장면이 나왔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10일 청백전에 앞서 투구 제한 및 재등판 규칙에 대해 “KBO리그에도 시즌 전 도움이 될 수 있는 규칙”이라며 “남은 연습경기 때 상대 팀 감독님들이 허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청백전에서는 선발 투수들의 투구수 관리 차원에서 두 차례나 2아웃 이닝 종료 장면이 나왔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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