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보선 후보들 '박원순 공방전' 격화
안철수·오세훈 진정성 공격
[경향신문]
여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박원순 성추행’ 문제를 놓고 물고 물리는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협공하고 있다. 단일화를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박 전 시장 문제에는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가부장적인 여성 비하발언”이라고 반박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박원순 성추행’ 문제가 선거 초반부터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민주당 의원들 간 대화방에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했던 일을 거론하며 이들이 박 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장 등을 맡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안 후보가 지난 8일 이들을 ‘박영선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박 후보는 안 후보의 발언에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 ‘쫓아내라’는 가부장적인 여성 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역공했다. 박 후보는 오·안 후보를 향해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 남성 두 후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10일 YTN 라디오에서도 “ ‘쫓아내라, 쫓겨난다’는 말 자체가 상처가 있는 말”이라며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원순 이슈’ 공격을 원천 차단하고 동시에 유일하게 여성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자 오 후보가 안 후보에 합세했다. 그는 이날 서울 명동 상가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남·진·고 의원을 쫓아내라는) 안 후보의 의견에 공감한다”면서 “피해 여성 입장에서는 밤잠 못 이룰 잔인한 용어를 쓴 분에 대한 응징이 사회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서도 “(안 후보 발언이) 왜 여성 비하이고 가부장적 발언인지 알 수 없다”면서 “유불리에 따라 성별을 방패 삼아 감성팔이를 하는 박 후보의 구시대적 처신이야말로 여성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같은 잘못을 해도 남자를 쫓아내면 여성주의고 여자를 쫓아내면 가부장주의인가”라며 “성별을 무기 삼아 실속 챙기기가 바로 여성을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곽희양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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