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속도 높이기 위해 접종간격 늘이면 변이 바이러스에 확산 기회 준다"

고재원 기자 2021. 3.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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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과 과학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을 우선 1회씩 먼저 모두에게 접종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1회 접종만 하고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롤린 와그너 캐나다 맥길대 바이오공학과 교수와 샤디 새드로이 미국 프린스턴대 생물물리학연구센터 연구원팀은 "2회 접종이 권장되는 백신을 1회만 접종하고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가 면역반응을 피하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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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가능성 차단 위해 빠른 공급 통한 2회 접종 필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제공

미국 정치권과 과학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을 우선 1회씩 먼저 모두에게 접종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1회 접종만 하고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롤린 와그너 캐나다 맥길대 바이오공학과 교수와 샤디 새드로이 미국 프린스턴대 생물물리학연구센터 연구원팀은 "2회 접종이 권장되는 백신을 1회만 접종하고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가 면역반응을 피하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9일 밝혔다. 연구진은 "백신을 한 번만 맞아 면역반응이 강할 경우 단기적으로 감염이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가능성을 높이며, 1회 접종에 약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경우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백신들은 제품마다 접종 간격에 차이는 있지만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 등을 빼고는 대부분 2회 접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접종이 시작된 미국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도 2회 접종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모더나 백신도 2회 접종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15∼28일간 코로나19를 85% 예방한다는 연구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접종 간격을 늘이는 방식을 취하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1차 접종 대상을 늘려서 집단 면역 형성 속도를 높이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피터 마크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경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입원과 희생을 막으려면 백신을 FDA가 허가한 대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장기적으로 접종을 변칙적으로 하는 경우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와그너 교수팀은 제약사가 권장하는 투여요법을 벗어나 1회만 접종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 분석하기 위해 면역 역학 모델을 활용했다. 면역 역학 모델은 백신 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 지 예측하는 모델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활용해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 후의 상황을 분석했다.

1회 접종으로 몸 안의 강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경우 단기적으로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면역 반응이 약할 경우, 오히려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에 적응해 변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젊은 연령층일수록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면역 반응이 약한 숙주를 만난 바이러스가 면역을 피하는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높아진다”며 “2회 접종을 하기 위해 빠른 백신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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