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해도 마스크 써야"..집단면역 오래 걸려

류난영 2021. 3. 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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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주만에 다시 증가세
백신이 코로나 감염 100% 예방 못해
백신 효과 나타나려면 2회 접종 후 2주 지나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이춘택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이날 총 60여 명의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했다. 2021.03.05.jtk@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사회적 긴장감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위생과 같은 개인 방역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2차를 모두 맞아도 항체가 형성되는데 최소 2주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백신을 맞았다고 마스크를 벗게 되면 그동안 쌓은 방역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 가운데 코로나19를 100% 예방하는 백신은 없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차 유행 발생 이후 1000명까지 치솟았던 주간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월 셋째주(1월17일~1월23일) 384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달 27일 415명 발생하는 등 7주간 300~400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 0시 이후 446명이 증가한 9만3263명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자 수는 38만3346명이다. 8일 하루 신규 접종자는 6만4111명이다. 국내 인구(5182만5932명·올해 1월 주민등록 인구) 대비 접종률은 0.74%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감소세를 보여왔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다시 증가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20일 전세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7일 평균치는 36만1300여 명으로 지난 1월9일 72만6100여 명에서 6주 연속 하향 선을 그렸다. 그러나 일주일 후인 2월27일에는 7일 평균치가 38만7600여 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각국 보건 당국은 변이바이러스 확산과 봉쇄 조치 완화 등으로 느슨해진 방역 수칙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백신 접종률 세계 1위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 930만명의 절반이 넘는 468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0일 3000명대였지만 27일 4117명으로 4000명대에 진입했다.

백신 누적 접종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도 최근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직전 주와 비교해 약 2% 이상 증가했다. 미국은 1월 초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다가 2월 중순 5만7000명 선까지 줄어 들었으나 2월 말 8만 명대로 다시 늘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맞물려 주말 이동량이 늘어나는 등 사회적 긴장감이 느슨해 지고 있다. 통계청이 휴대폰 이동량 자료로 분석한 주말 이동량을 보면 지난 2월 27~28일 전국 이동량은 7252만건으로 직전 주(6434만건) 대비 11.3% 증가했다. 1월 초(4511만건)와 비교하면 37.8% 상승했다.

이 같은 느슨해진 긴장감은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실시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을 묻는 질문에 70.9%가 위기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차 조사 때 81.7%보다 10.8%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지'를 묻는 질문에도 '안전하다'는 응답이 늘었다. '안전하다'는 응답은 1차 조사와 비교해 7.1%에서 13.5%로 증가했고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67.5%에서 51.9%로 감소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긴장감이 낮아지면서 확진자가 늘어난 외국 사례가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동작구청 코로나19 1차 대응 관계자가 8일 서울 동작구 보건소 코로나19 예방 접종실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동작구 제공) 2021.03.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백신 접종 후 일주일간은 면역 형성이 불완전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고, 2차 접종 후 일주일이 지나도 백신 효능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감염되면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고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지며 바이러스 배출량도 적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줄어든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가 극복 되는 것은 아니다. 예방접종으로 인해 국민들이 가지는 경각심이 무뎌져 또 다른 큰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것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유행을 통제할 수 있도록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을 때는 아니다"며 "이완된 경각심이 이제 막 시작된 백신의 시간을 무력화시키지 않도록 국민들의 참여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백신이 코로나 감염을 100% 예방해주지 못하는 만큼 백신 접종 후에도 사회적거리두기, 마스크쓰기를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정 교수는 "예방접종 우선순위에 있는 분들은 코로나가 더 위험하거나 감염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큰 분들"이라며 "백신 접종만으로 절대 안심하면 안된다. 의료기관 종사자들도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이나 그로인한 전파 가능성에 대한 검증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꼭 방역태세를 유지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데이터를 보면 백신 1회 접종 후 19~64세 성인은 접종 후 2주까지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백신의 완전한 효과는 2회 접종 후 1~2주가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1회 접종만으로 안심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예방접종 이후에도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백신접종을 해도 접종 직후 충분한 면역반응이 형성되지 않는다. 2회 접종 후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충분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며 "집단면역 형성 시기는 아마 올해 안에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접종을 해도 일단 기본적 방역수칙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력 수준이 질병을 충분하게 예방하지 못하는 사람도 일부 있을 수 있고, 백신접종자 중에도 위험도는 낮아져도 여전히 감염의 위험이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며 "마스크를 벗고 지낼 수 있는 상황이 되려면 지역사회 환자발생 수준이 충분히 억제 돼야 하는데 지역사회 환자발생이 있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벗고 지내라고 권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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