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문재인정부의 적폐, LH 투기사태
정권 권위 뭉개는 수사 제대로 할지 의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수십명이 내부 정보를 이용하여 대규모 투기를 일으킨 혐의가 포착되면서 문재인정부 하에서의 공기업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수십명 공기업 직원이 차입한 수십억원의 돈으로 경기도 광명시와 시흥시 부근의 대규모 땅을 산 뒤 신도시 개발의 보상을 노리고 왕버들나무를 심는 등의 꼼수를 쓰며 투기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보상을 노린 왕버들 밀식은 ‘신의 한 수’라는 비명이 쏟아졌고, 맹지를 비싼 값으로 사들인 것 또한 절묘하다는 냉소 섞인 원성이 쏟아졌다. 시흥과 광명 주변의 흐드러진 왕버들나무 쇼 때문에 가뜩이나 코로나로 시름하던 5천만 국민은 가슴에 대못이 박힌 기분이었고 부동산 흙수저 청년과 무주택자를 비롯한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하고 말았다.
하지만 LH의 대처는 매우 미온적이다. 관련자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그쳤다. 직전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오히려 LH 직원을 두둔했다. 전수조사한다고 하고는 자진신고하라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제대로 된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면 즉각 최근 10년간 전·현직 직원 및 친족의 토지보유 변동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어야 했다. 동시에 제보자에 대한 보호 및 보상장치를 통해 제보창구를 적극적으로 열었어야 했다.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무관용 조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홍남기 부총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사태는 LH 직원을 넘어 광범위하게 투기가 번져나갔을 가능성이 이미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그 잘난 비상대책위원회부터 꾸려서 투기문제가 LH를 넘어 어디까지 깊이 그리고 넓게 번져 있는지를 밝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관리책임의 문제나 근본적인 재발방지는 한참 다음의 일이다. 시민단체 요구처럼 감사원이 조사를 총괄하는 것도 좋은 방편이고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찰조직을 동참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여당과 정부는 그렇게 못할 것이다. 전수조사한다지만 무늬만 전수조사일 뿐 서둘러 덮으려고 할 것이다. 변 장관을 불러 호된 질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쇼 냄새가 농후하다. 진정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었다면 즉각 최근 10년간 전·현직 직원 및 친족의 토지보유 변동에 대한 철저한 조사조직부터 먼저 꾸렸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정세균 총리의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 지시는 신선해 보인다.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은 수사 권한이 없어 불법행위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합동조사단이 조사하고, 그다음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의 특별수사단 수사를 거쳐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의 수사로 이어지는 구조도 복잡하고 까다롭다. 신속하고 깊이 있는 수사를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 권위를 무너뜨리는 수사를 스스로 할 리가 없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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