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박찬호·노모가 처음 뛴 팀..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참을 수 없다"

이용균 기자 2021. 3. 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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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 구단 전체에 e메일

[경향신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49·사진)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흑인 아버지에 일본인 어머니를 뒀다.

2015년 마이애미 감독에 오른 돈 와카마쓰(현 텍사스 벤치코치)에 이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역대 2번째 메이저리그 감독에 올랐다. 2015년 다저스 감독으로 데뷔해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야구 관련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사회적 문제에는 한발 떨어져 있었다. 지난해 여름 흑인 인종 차별 문제에 다저스 스타들과 함께 의견을 개진한 게 전부다.

로버츠 감독이 최근 다저스 구단 전체에 공식 e메일을 보내 아시아계 혐오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로버츠는 “다저스 구단은 박찬호, 노모 히데오, 천진펑 등 아시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뛰었던 팀”이라며 “더 이상 미국 내 아시아계, 태평양제도계 미국인들에 대한 혐오 강화를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회적 문제가 된 흑인 차별을 넘어 미국 내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노골적으로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물론 태평양제도 미국인에 대한 혐오와 사적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응하는 AAPI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사건이 3000건 이상 보고됐다.

NBA에서 뛰는 대만계 농구선수 제레미 린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내 아시아 혐오의 심각함을 일깨웠다.

린은 2월 말 경기 중 자신을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차별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고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 지쳤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로버츠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하면서 “메이저리그의 누군가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 혐오 문제에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양성을 상징으로 하는 다저스가 맨 처음이 돼야 한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 구단 전체가 나의 태도와 방향을 지지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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