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퍼팅까지..난코스에 '난공불락' 디섐보

류형열 선임기자 2021. 3. 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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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드풋·베이힐 등 '골프 지옥'서
비거리와 정교함 동시에 보여줘
극한의 환경에서 경쟁력 더 빛나

[경향신문]

브라이슨 디섐보(사진)는 최근 6개월 사이에 2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9월 US오픈과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다. 두 대회의 공통점은 모두 어려운 코스였다는 사실이다.

US오픈이 열렸던 윙드풋은 ‘골프 지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들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잔혹한 코스로 악명 높은 곳이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베이힐도 윙드풋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까다로운 코스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가 단 3명에 불과했다.

우승 경쟁을 하던 조던 스피스는 3오버파를 쳤고, 로리 매킬로이는 4오버파, 토미 플리트우드는 5오버파, 제이슨 데이는 무려 7오버파로 무너졌다. 베이힐에는 숨을 곳이 없다.

반면 디섐보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치며 무너지지 않았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자들이 득세하면서 코스 전장을 늘리고, 러프도 깊게 하는 등 대응책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코스가 어려워질수록 더 빛을 보고 있는 것은 디섐보다.

전장이 길어지고 좁은 페어웨이에 러프를 거칠게 만드는 것은 비거리가 짧은 선수들에게 더 타격이 크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지난해 우승자 티럴 해턴은 4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271야드 날린 뒤 홀까지 181야드를 남기고 러프에서 그린을 직접 노리려고 우드를 꺼내들었다가 톱볼을 치고 말았다. 디섐보는 페어웨이를 놓치더라도 훨씬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어 그만큼 유리하다.

디섐보가 모든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를 7번 아이언 샤프트 길이로 통일한 것도 장점이 되고 있다. 7번 아이언 샤프트 길이로 맞춘 디섐보의 웨지는 다른 선수들의 웨지보다 길다. 골프닷컴에 따르면 이 추가 길이 때문에 더 높은 스윙 스피드를 낼 수 있고, 이것은 러프에서 공을 탈출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 그린적중률에서 69.44%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디섐보의 시즌 평균 그린적중률이 67.09%로 106위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가 어려워질수록 디섐보가 더 힘을 낸다는 게 확인된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퍼팅이다. 괴물 같은 장타에 가려 있긴 하지만 디섐보는 이번 대회 SG 퍼팅에서 2.747을 기록, 21번째로 퍼팅이 좋았다.

디섐보도 “퍼팅이 내 게임에서 매우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만 디섐보의 퍼트가 잘 떨어지는 날이면 그를 정말 이기기가 힘들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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