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방어율 21.00·김하성 타율 0.154에도..'이유있는 기대감'
[경향신문]
시즌 준비하는 단계…주전들의 드러난 성적은 ‘참고 사항’일 뿐
김광현, 2게임 실점했지만 갈수록 안정감·밸런스 등 기량 회복
김하성, 꾸준한 기회 속 강속구에 타이밍 맞추며 새 리그 적응 중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9일 마이애미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등판해 2.1이닝 6안타 4실점했다. 2경기 등판 평균자책이 21.00이나 된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6경기에 나와 타율 0.154(13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다. KBO리그에서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타자답지 않다. 둘 모두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지만,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단계다. 메이저리그 격언은 ‘3월에는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3월 성적은 참고 사항일 뿐이다.
김광현은 9일 경기에서 또 1회를 다 채우지 못했다.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삼진과 뜬공으로 2아웃을 만든 뒤 투구 수가 27개가 되자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4일 메츠전과 마찬가지로 투구 수 20개를 넘기는 바람에, 이번 스프링캠프 특별룰에 따라 강판됐다가 2회 다시 올라왔다. 대신 올라온 구원투수 주니어 페르난데스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김광현의 실점이 4개로 늘었다.
2회부터 김광현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1사 뒤 안타를 맞았으나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고, 3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서 뜬공과 삼진으로 위기를 넘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은 경기 뒤 “첫 타자(스탈링 마르테) 타구가 파울인 줄 알았는데 페어 판정이 나오면서 조금 당황했던 것 같다”며 “더그아웃에서 지난해 어떻게 던졌는지 많이 생각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번처럼 안 좋았으면 크게 흔들릴 뻔했는데, 점점 좋은 모습이 나왔고 밸런스를 찾았기 때문에 다음 경기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는 ‘모의고사’다. 겨울 동안 준비한 것들을 테스트하고 ‘오답노트’를 잘 만들어 보완해가는 과정이다. 김광현은 “빠른 템포와 낮은 제구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답을 찾은 것만으로도 스프링캠프 등판의 수확은 충분하다. 게다가 이날 속구 구속은 92마일까지 기록됐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김하성 역시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중이다. 김광현과 달리 아예 첫 시즌이다. 모든 것이 새로운 가운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워(다저스)의 97마일(약 156㎞)짜리 속구를 상대했고 9일 캔자스시티전에서 2번째 투수 카를로스 에르난데스와 상대했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최고구속 100마일(약 161㎞)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빅리그의 강속구들을 직접 몸으로 겪는 중이다. 여전히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유지하며 타이밍을 맞춰가고 있다. 같은 유격수였던 팀 선배 강정호도 스프링캠프 첫해 타율은 0.179였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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