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지출, 식음료 비중 커지고 옷·신발 지출은 크게 줄어
현대경제연 "경제 활동 위축 때문"
[경향신문]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불필요한 소비 활동이 줄면서 가계지출에서 식음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옷이나 신발에 대한 지출 비중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9일 내놓은 ‘국민계정으로 살펴본 가계소비 특징’을 보면, 지난해 가계의 기본적인 소비인 의식주 분야 지출은 전체의 36.8%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7%포인트 커진 것으로, 2005년(37.0%) 이후 가장 높다.
의식주 지출 비중은 엥겔계수와 슈바베계수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엥겔계수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품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슈바베계수는 임대료 및 수도광열비(전·월세·수도·관리비 등)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엥겔계수는 지난해 12.9%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 올라, 2000년(13.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슈바베계수는 18.7%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해 2006년(18.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연구원은 “경제위기 국면에서 미래 불확실성 크게 확대되면서,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불필요한 소비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엥겔계수는 코로나 영향과 함께 농·축·수산물 등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상승한 영향도 받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2019년(0.4%)에 이어 저물가 수준을 유지했지만, 소비자물가 항목 중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19년 0.0%에서 2020년 4.4%로 급증했다. 슈바베계수는 지난해 집값이 급등함에 따라 동반 상승한 전·월세 비용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의 의류 및 신발 구매지출 비중은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2019년 6.1%에서 0.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 경제 활동의 위축으로 의류와 신발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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