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순교성지, 아시아 세 번째 국제성지 됐다
서울대교구 순례길 이어 국내 두 번째
[경향신문]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천주교 ‘해미순교성지’가 교황청이 인정한 국제성지로 이름을 올렸다.
서산시는 교황청이 해미순교성지를 지난 1일 국제성지로 지정해 선포했다고 9일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해 11월29일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로 승인한 뒤 선포 절차를 밟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은 서산시에 승인 교령도 전달했다. 한국에서 국제성지로 선포된 곳은 2018년 9월 서울대교구 순례길 이후 두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다. 국내 단일성지로는 해미순교성지가 유일하다.
해미순교성지는 유명한 성인이 있거나 특별한 기적이 있었던 곳은 아니지만 이름이나 세례명을 남기고 순교한 132명의 천주교 신자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기록되지 않은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1800~2100여명 추정)이 1800년대 병인박해 등 천주교 박해로 처형당한 곳으로 전해진다. 현재 천주교구가 조성 중인 해미순례길 역시 조성이 완료되면 국제성지로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 전 세계 국제성지로는 역사적 장소인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산티아고 등 3곳, 성모 발현지인 멕시코 과달루페와 포르투갈 파티마 등 20곳, 그외 성인 관련 순례지 6곳 등이 있다.
한광석 성지 전담 신부는 “해미순교성지의 국제성지 선포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순교자들의 신앙을 모범으로 인정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린 영광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산시는 해미순교성지가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역사문화유산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서산시의 해미순교성지가 국제성지로 지정된 것은 서산시의 숭고한 역사성을 인정받은 것과도 같다”며 “이를 잘 보존해 많은 시민이 편하게 찾고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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