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만원→ 195만원으로 둔갑" 그래픽카드 폭리에도 중고나라가 들썩!

2021. 3. 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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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가격 급등으로 채굴에 필요한 그래픽카드의 몸값까지 함께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가 정한 권고 가격보다 수배 비싼 가격으로 중고제품을 내놓는 '리셀러'(용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원글 작성자는 "그래픽카드가 불공정한 방법이나 업체 단합으로 기업이 정한 권장소비자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제로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를 못 하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매물을 선점한 사람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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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진열된 그래픽카드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씨가 말랐다는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100장이나? 용팔이 사재기!”

암호화폐 가격 급등으로 채굴에 필요한 그래픽카드의 몸값까지 함께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가 정한 권고 가격보다 수배 비싼 가격으로 중고제품을 내놓는 ‘리셀러’(용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는 ‘용산 전자상가에서 직거래하자’고 제안하는, 전문 판매상으로 추정되는 이들까지 되팔기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9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갤럭시 3070, 기가바이트 3080 각 50장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PC 부품 제조사인 갤럭시코리아, 기가바이트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인 지포스 RTX 30시리즈를 탑재해 내놓은 그래픽카드를 대량으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9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갤럭시 3070, 기가바이트 3080 각 50장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중고나라]

이 판매자는 RTX 3070의 가격을 135만원, RTX 3080은 195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해당 제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의 정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세부 라인업별로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RTX 3080은 지난해 9월 90만원 중반에, RTX 3070은 10월 60만원대로 출시됐다. 만약 판매자가 출시 초기 해당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제품 한 개당 70만~100만원 수익을 내 수천만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판매자는 제품을 소개하며 “용산 전자상가 직거래만 하겠다”고 적었다. 그래픽카드를 도매로 물량을 확보한 전문 판매상이 적지 않은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해당 계정이 판매하고 있는 다른 제품들을 살펴보면 여러 종류의 미개봉 그래픽카드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갤럭시 3070, 기가바이트 3080 각 50장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은 이밖에도 다양한 그래픽카드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고나라]

용산 일부 상인들이 사재기까지 불사하며 제품을 싹쓸이해 되파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RTX3080/3090 그래픽카드의 불합리한 현금 되팔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그래픽카드가 불공정한 방법이나 업체 단합으로 기업이 정한 권장소비자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제로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를 못 하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매물을 선점한 사람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실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은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할 때면 그래픽카드 수요가 함께 폭발하며 매점매석꾼들이 등장한다. 암호화폐 채굴은 컴퓨터에서 복잡한 수학 연산의 해결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때 성능 좋은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특히 RTX 30 시리즈는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이더리움 채굴에 있어 가장 가성비가 좋은 그래픽카드로 주목받았다. 칩셋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직접 나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그래픽카드의 이더리움(가상화폐의 한 종류) 채굴 성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다.

암호화폐 채굴과 무관하게 그래픽카드를 찾는 게임 이용자 등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래픽카드 가격 정상화를 위해 암호화폐 가격 폭락을 기원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리셀러들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면서, 이들을 적발하기 위한 ‘팁’까지 공유된다. 중고나라의 경우 전문 판매상의 도매 판매를 따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전문 판매업자’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입금 시 배송지를 변경해주겠다고 하는 등, 아직 구매처로부터 배송도 받지 못한 제품을 중고로 내놓은 이들을 ‘전문 판매업자’로 분류해 판매 취소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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