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4곳 사들인 K부장.. "동료직원이 같이 사자고 했다더라"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경기지역본부에서 일하는 50대 K씨다. K씨는 현재 LH 직원 명의로 밝혀진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12개 필지 중 6개 필지를 2017년부터 단독 혹은 공동으로 사들였다. 일부 지역에선 현지 주민들에게 LH 직원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주민들은 그를 ‘K부장’ ‘K사장’으로 불렀다. K씨와 동료 직원이 서로 좋은 땅을 추천해가며 함께 2~3년 사이 광명 시흥 일대 토지를 대거 사들인 정황도 보인다.
K씨가 처음으로 땅 구매에 나선 것은 2017년 1월이다. 시흥 정왕동에서 경매로 나온 3개 필지 2178㎡를 4억6000여만원에 낙찰받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이 땅은 3기 신도시 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근처에는 시흥시 주도로 복합단지를 만드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K씨는 같은 해 8월엔 광명 옥길동에서 526㎡ 땅 1개 필지를 공매로 사들였다. 이듬해 2018년 4월에는 다른 LH 직원 2명과 함께 시흥 무지내동 토지 5905㎡를, 2020년 2월에는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시흥 과림동 3개 필지를 산 후 4개 필지로 쪼갰다. 이들 땅의 총 매입 금액은 48억4000여만원. K씨 명의로 농협·축협 등에서 빌린 돈만 10억원으로 추정된다.
K씨와 동료들이 서로 땅을 추천해가며 매입에 나선 정황도 엿보인다. 옥길동의 한 주민은 “여기 땅을 사고 얼마 안 있어 시흥 무지내동에 땅을 샀다고 말했다”며 “동료 직원이 ‘땅이 하나 나왔는데 내가 비용을 좀 더 댈 테니 같이 사자’고 제안했다더라”고 말했다. K씨는 땅을 사들이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은퇴 이후를 대비해서 샀다. 언젠가는 오르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K씨를 포함해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 13명은 모두 ‘LH 과천 사무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LH가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씨 등 8명은 과거 과천사업단이나 과천의왕사업본부에 근무했다. 다른 4명은 전북지역본부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이들 중 한 명의 배우자가 과천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명도 배우자가 과천사업단 근무 경력자였다. 익숙한 동료끼리 정보를 교환하며 함께 땅 투자에 나섰다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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