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 울릴 때마다 심장 쫄깃, 흥미로웠던 울산의 선제골

휘슬 울릴 때마다 심장 쫄깃, 흥미로웠던 울산의 선제골

(베스트 일레븐=울산)

오락가락하는 상황 때문에 지켜보는 이들도 꽤나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수문장 이태희와 울산 현대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판정에 의해 요동치는 상황 때문에 기뻤다가 아쉬운 기분을 맛봤을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9일 저녁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인천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울산은 전반 13분 윤빛가람, 후반 13분 이동준, 후반 31분 김인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3분 김광석의 한 골에 그친 인천을 제압하고 시즌 개막 후 3연승을 내달렸다.

이 경기는 초반부터 판정 때문에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전반 4분 울산 공격수 이동준이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여는 듯했다. 이동준은 인천 진영 박스 외곽에서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찬 슛으로 이태희 골키퍼가 지키는 인천 골문 우측 상단을 정확히 찔렀다. 하지만 이 득점은 곧 이어진 판정 때문에 취소됐다. 이동준의 슛이 터지기 전, 울산 미드필더 신형민이 인천 미드필더 문지환에게서 볼을 빼앗는 상황에서 파울을 범한 장면이 뒤늦게 VAR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정말 멋진 득점이었지만, 정확한 판정에 의해 없는 일이 됐다.

그런데 곧 이어 그보다 더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전반 10분 이동준이 박스 안에서 인천 수문장 이태희를 강하게 전방 압박했다. 이동준이 워낙 발이 빨라선지 급작스럽게 이태희를 압박했고, 다급해진 이태희가 볼을 걷어내는 상황에서 이동준을 걷어차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판정 역시 VAR에 의해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울산 키커로 윤빛가람이 나섰다. 최근 물오른 데드볼 처리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윤빛가람의 슛은 놀랍게도 궤적을 정확히 읽은 이태희의 선방에 막혔다.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준 이태희가 결자해지하는 듯한 장면이라 꽤나 흥미로웠는데, 여기서 반전이 또 있었다.

윤빛가람이 슛을 날리기 전에 인천 수비수가 박스 안에 있었던 것이다. 명확하게 한 발을 박스 안에 넣어둔 이 장면을 심판진이 놓치지 않아 어게인이 선언됐고, 다시 기회를 잡은 윤빛가람이 골망을 흔들었다. 키커인 윤빛가람과 골키퍼인 이태희,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울산과 인천의 벤치 역시 시시각각 울려퍼지는 주심의 휘슬 때문에 희비가 엇갈렸다.

승기를 잡은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2분 아길라르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인천 수비수 김광석에게 헤더골을 내주며 이번 시즌 첫 실점을 허용했으나, 후반 12분 이동준이 또 한 번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기선을 잡은 후 후반 31분 김인성의 쐐기골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시즌 개막 후 3연승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