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 청약 땐 1주..SK바이오사이언스, 증권사 MTS도 마비시켰다

강우석 2021. 3. 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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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까지 일반 공모 청약
균등배정 제도 도입되면서
10주만 넣어도 최소 1주 받아
동학개미 뜨거운 관심 보여
접수 4시간만에 11조 몰리고
한때 증권사 MTS 마비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 기업 중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청약이 9일 시작된 가운데 명동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투자자들이 청약을 신청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반 공모 첫날 무려 14조원어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종전 기록에 근접하며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0주만 청약해도 최소 1주를 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 제도 도입으로 공모주 투자가 더욱 대중화되는 분위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반 청약 첫날 총 14조1473억원의 증거금을 확보했다. 증권사 6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75.9대1이었다.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NH투자증권(배정비율 37%)의 경쟁률은 82.4대1이었다. NH투자증권으로 유입된 증거금만 5조6834억원(총 34만1634건)에 달했다. 단순 경쟁률로는 삼성증권(5%)이 154.1대1로 최고를 기록했다. 배정비율이 적은 편인데도 리테일 고객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23%)은 78.2대1, 미래에셋대우(22%)는 63.3대1의 경쟁률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5%)와 SK증권(8%) 경쟁률은 각각 66.1대1, 30.9대1이었다. 이번 일반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573만7500주다. 우리사주종합 청약에서 잔여 주식이 생길 경우 모집량의 최대 5%(76만5000주)까지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둘러싼 청약 광풍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상으로 흥행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날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6만5000원으로 확정지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 1464곳이 참여했으며 이 중 약 77%가 6만5000원 이상 가격을 써 낼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의무확약 비율도 60%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인들의 '따상(상장 당일 시초 가격이 공모가 두 배로 형성된 뒤 종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것)'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산 접속 장애를 방지하고자 오전 10시부터 청약을 접수했다. 청약 경쟁률은 시작부터 빠르게 치솟았다. 청약 개시 4시간 만에 1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유입됐다. SK바이오팜(5조9400억원)과 빅히트(8조6242억원)가 첫날 확보한 자금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6곳 증권사 모바일거래서비스(MTS) 애플리케이션이 순차적으로 마비될 정도로 개인의 청약 참여는 끊이지 않았다.

한 증권사 PB센터장은 "자산가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많았다"며 "예전보다 확실히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공모주 청약에는 균등배정 제도가 도입됐다. 균등배정이란 청약 물량의 절반 이상을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낸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배정하는 것을 뜻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소 청약 물량은 10주다. 쉽게 말해 한 계좌에 32만5000원만 넣어도 최소 1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쟁률이 높은 공모주를 배정받고자 수천만 원의 뭉칫돈을 넣어야 했던 작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중복 청약이 가능해진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 6곳의 계좌를 각각 개설한 뒤 모두 청약에 뛰어들면 6주를 기본으로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앞두고 6개 증권사 지점엔 계좌를 개설하고자 하는 인파로 북적이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약 물량 중 절반 이상을 균등 방식으로 배정한다. 나머지는 기존 청약 증거금 기준이었던 비례 방식으로 배정한다. 비례 방식이란 예전처럼 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가 많은 물량의 공모주를 받아가는 것이다. 다만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 최소 청약 주식 기준이 높아져, 수천만 원의 증거금을 넣어도 균등 배정 물량만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10주 청약자와 1000주 이상 청약한 고객이 동일하게 1주만 배정받은 사례가 있었다"며 "많은 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할수록 내가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일단 증권사 6곳에 중복 청약부터 하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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