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시대정신은 신복지..이재명 기본소득과 비교 무리"

이낙연 9일 퇴임 간담회
경쟁자 이재명·윤석열 평가 말 아껴
"부족함 때문에 지지율 하락..후회 많아"
"공수처·공정경제 3법 처리 보람"
"윤리감찰단, LH투기 관련 전수조사 준비"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낙연 대표가 9일 “신복지와 혁신성장이 시대정신”이라며 “기본소득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퇴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시대정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람들의 삶이 불안정해지는 큰 전환기에서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시대의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래서 신복지제도를 제창했고 신복지가 가능하려면 일정 정도의 경제성장이 있어야 한다”며 “과거처럼 굴뚝산업에 의한 성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대이므로 혁신성장 외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신복지제도는 소득, 주거, 노동, 교육, 의료, 돌봄, 문화, 환경 8개 분야에서 국가가 보장할 최저기준과 국민이 지향할 적정기준을 담은 종합적 복지제도이고, 기본소득은 그중 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보전해드리자는 제도”라며 “두 제도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인으로서 장단점을 묻자 “그런 말씀을 드릴 만큼 그분을 잘 모른다”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고 바로 다음 날 총리실에 인사하러 온 것이 접촉의 전부”라며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선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기간 통과시킨 법안을 대표 성과로 꼽았다. 그는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모두 480건의 안건이 통과됐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경찰·국가정보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본인의 대권 지지율 하락에 대해선 “제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며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지난해 여름으로 돌아갔어도 비슷한 선택을 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신도시 투기 의혹 사태와 관련 민주당 시흥시 의원이 탈당하는 등 당 윤리감찰단 조사가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윤리감찰단이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전수조사의 태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92일간 짧은 당 대표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후회되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73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제주 4·3특별법 통과”라면서도 “후회는 너무 많아 딱 떠오르지 않을 정도”라고 답했다. 진척이 없었던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종교계 내부의 우려가 있는 것도 하나의 현실이므로, 그것을 감안해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척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일부터 김태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물러나지만 4·7 재보궐선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한다. 그는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여서 (서울·부산시장) 임기가 길지 않다”며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에게 주민의 생활을 맡기는 게 현명한 것인가, 아니면 정부와 협력하고 정부로부터 얻어낼 건 얻어가면서 서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길을 선택할 것인가.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