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이고 강렬한 춤.."탱고는 그게 전부가 아니죠"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음반
"세계적 탱고 열풍 이끈 주역
클래식 거장과 어깨 나란히
우리가 자주 듣던 곡보다
다양한 탱고 접해보세요"
최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고상지에게 "아무리 명곡이어도 너무 자주 연주하면 지겹지 않으냐"고 물었다.
"전혀요. 전혀 피로감 같은 건 없어요. 피아졸라 곡을 연주하는 건 언제나 좋아요. 최근에는 협연할 기회가 많아서 더 자주 연주하게 되는데 연주할 때마다 언제나 반가운 기분이 들어요."
'카이스트 출신' 반도네온 연주자로 잘 알려진 고상지가 올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달 말 피아졸라 곡으로 꾸려진 음반 '엘 그랑 아스토로 피아졸라'를 낸다.
"원래는 지난해 2월에 내려고 예정했던 음반이었어요. '내년이 피아졸라 100주년이라 음반이 쏟아져 나올 테니 한 발 앞서 내자'라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다 녹음한 음반을 엎어버리고 새로 녹음하길 반복하다 보니 음반 발매가 예정보다 1년이나 늦어졌어요."
이번 음반에는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탱고의 본산 아르헨티나에선 자주 연주되는 피아졸라의 작품들을 주로 담았다. 르그랑탱고, 데카리시모, 시타, 푸가9 등이 수록곡이다. 리베르탱고와 오블리비온, 아디오스 노니노 등 대표작으로만 접해온 피아졸라의 음악세계를 보다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위대한 탱고'라는 뜻의 르그랑탱고는 피아졸라가 첼로 연주자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위해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에요. 첼리스트 요요마도 이 곡을 연주해 음반을 냈고,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는 바이올린 곡으로 편곡해 연주하기도 했죠. 첼로 대신 반도네온으로 연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녹음하게 됐어요."
고상지가 연주하는 반도네온은 탱고 음악의 상징과도 같은 악기다. 독일인 하인리히 반트가 1840년대 고안한 악기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독일인들이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네온은 손으로 들고 연주하는 작은 풍금이라고 할 수 있다. 70여 개 키(테클라)를 눌러가며 140여 개 음을 낸다. 유사한 악기인 아코디언은 키 대신 피아노와 같은 건반이 있다.
탱고하면 굉장히 강렬한 연주를 떠올린다. 노을진 정경을 바라보는 듯한 우수에 찬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장르 정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데카리시모는 위대한 탱고 바이올리니스트인 훌리오 데 카로에게 헌정한 작품인데 리드미컬한데다 굉장히 밝고 예쁜 작품이에요. 이번 음반에는 없지만 콘트라티엠포도 추천 드리고 싶은 곡이에요. 피아졸라의 음악이라고 하면 우울한 음색을 떠올렸던 분들이라면 그의 음악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피아졸라를 두고 '탱고를 춤추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진화시켰다'고 평가한다. 고상지는 이에 대해 "피아졸라 말고도 많은 작곡가가 (탱고 발전에) 이바지했다"며 이런 평가만으로 피아졸라의 음악세계를 평가하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탱고는 1880년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구 지역에서 형성됐고, 1930년대 들어 황금기를 맞이한 아르헨티나의 대중음악이었어요. 하지만 피아졸라가 쓴 곡들을 클래식 거장들이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탱고 열풍이 시작됐어요. 피아졸라는 클래식 역사에 남는 작곡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열에 올랐고,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어요. 이런 측면에서 피아졸라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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