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감독당국 은행장 징계, 부정적 의견 많아"

이진철 2021. 3.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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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
"사모펀드 사태 은행CEO 징계, 명확성 원칙과 거리 있어"
"금융회사 예측 가능성 있도록 관련규정 적용 필요"
"은행과 경제 성장 불가분, 이자이익 부정인식 달라져야"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9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당국이 판매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입장인 ‘명확성의 원칙’과는 비교적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감독당국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은행권의 우려가 상당히 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대표이사를 감독자로 징계하는 감독 사례는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의 행위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사실상의 결과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감독행정 불확실성 제거하고 소통해야”

금융감독원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 정지’(상당)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했다. 모두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김 회장은 “징계와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은 금융회사가 충분히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비교적 관련 규정 또는 법규 문언에 충실하게 적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독행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 소통하고 존중하는 감독행정이 이루어져야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은행권은 이번 사모펀드 사태 이후의 미비점을 개선하고, 소비자보호를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이달부터 시행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부합되도록 은행 판매 프로세스 개편을 지원하고, 제도 보완을 통해서 동일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적정한 이익 내야 실물경제 도움”

김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의 이자이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에 대해선 “이자이익은 결국 중요한 생산요소인 자본에 대한 가격인 점을 생각한다면 그런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창출기능을 주된 업무로 하는 은행의 성장과 우리 경제의 성장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라며 “은행이 적정한 이익을 내야 실물경제에 원활한 자금을 공급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9년 기준으로 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7% 수준이었는데, 작년은 5.63%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은행들이 금융중개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면서 위기시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도 ROE 8%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다만 금융당국이 올해 6월말까지 은행권의 배당을 순이익의 20% 범위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한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특수성을 감안해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일각에서는 주주의 권리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적 주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은행이 우리 경제의 안전판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 자산관리 규제개선 추진”

김 회장은 앞으로 임기동안 은행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선을 위해 국회 및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금융수요가 적극적인 자산관리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현 금융시장을 보면 운용 부문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높지 않고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판매 부문에서도 수수료 위주의 영업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법체계도 국민의 자산관리요구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비교적 상대적으로 대외적 신인도가 높은 은행이 국민의 전 생애주기별로 금융수요에 맞춰서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적극적인 자산관리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은행의 신탁이라던지 일임 업무라던지, 그리고 파생결합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서 국민의 자산관리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및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회장은 3년 임기로 2023년까지 은행연합회장을 맡는다. 김 회장은 2014년 퇴임 직전까지 약 30년을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일했고 은행연합회장 취임 전에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제공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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