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尹風 본질은 법치 파괴에 대한 위기감

기자 2021. 3. 9. 11: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6주 전인 1월 22일 KSOI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4.6%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2배 이상 급상승했다.

특히, 2월 말과 3월 첫 주 조사를 비교해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주로 야권 지지 집단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문화일보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6∼7일)에서 28.3%, KSOI 조사(5일)에서는 32.4%로 모두 대선 주자 중 1위다. 윤 전 총장이 지난 5일 사퇴했으니 이번 조사들은 그의 사퇴에 대한 국민의 즉각적 반응이 반영된 것이다. 6주 전인 1월 22일 KSOI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4.6%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2배 이상 급상승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현직에 있을 때는 정치 참여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다가 임기 중 사퇴로 대권 참여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본다. 일부 응답자들이 윤 전 총장을 본격적인 대권 후보로 간주하면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2월 말과 3월 첫 주 조사를 비교해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주로 야권 지지 집단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해석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등을 개인의 정치 행보에 따른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이름이 대권 여론조사에 포함되기 시작한 시점이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관계가 악화하면서부터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추 전 장관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1월 윤 전 총장의 차기 대선 지지율이 24.5%(한길리서치)였다. 당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대권 참여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추 전 장관의 끊임없는 압박이 부당함을 보여준 것이다. 추 전 장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이른바 윤풍(尹風)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해석해 봐야 한다. 우선 ‘LH 사태는 망국의 범죄’라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조사 시점 이후인 8일 언론에 보도됐으니 그의 정치적 존재감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건 아니다. 즉,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상승은 ‘사이다’ 발언 덕분이 아니라, 총장직 사퇴 그 자체에 대한 국민의 평가다.

윤 전 총장은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말로 퇴임사를 대신했다. 법치의 붕괴 속에서 자리를 물러나는 것 외에는 저항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1시간 만에 그의 사의를 수용했다. 대통령은 ‘윤 총장은 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했지만, 내심 그의 사퇴를 고대했던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국민은 윤 전 총장 지지를 통해 일방적인 검찰개혁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지만 집권 세력은 이를 외면한 것이다.

거대 양당이 정치를 지배하고 있지만, 정치와 무관한 제3 후보가 1위 대선 주자가 됐다는 것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로 봐야 한다. 윤 전 총장의 정치권 등장은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과거 ‘안철수 현상’과 유사하다. 하지만 법치 수호 이미지를 가진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집권당에 대한 반감이다. 윤 전 총장을 정치검사라고 비난하는 민주당과 입당을 고대하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의 비난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각성은 아득하게 먼 모양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