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게, 정교하게"..디섐보, 이번엔 연못 넘길까

2021. 3. 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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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야드 몬스터샷이 호수를 두 번 건너고 19억원짜리 우승컵까지 거머쥐자 그를 향한 경탄과 흥분 섞인 찬사들이 쏟아졌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스윙 스피드와 헤드 로프트 등을 연구해 3번부터 웨지까지 모든 아이언을 7번 길이(37.5인치)로 통일해 사용한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서도 과감한 샷을 보여주겠냐는 질문에 18번홀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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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두 번 넘기는 괴력장타
쇼·머니 동시에 챙긴 우승샷
주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또 하나의 퍼포먼스 관심집중
브라이슨 디섐보가 8일(한국시간) PGA 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포효하고 있다. [AP]

“미쳤다” “아름다운 샷” “우리가 본 적 없던 골프” “블록버스터의 주인공”....

370야드 몬스터샷이 호수를 두 번 건너고 19억원짜리 우승컵까지 거머쥐자 그를 향한 경탄과 흥분 섞인 찬사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 모든 말은 단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타이거 우즈 없는 필드의 새로운 영웅 탄생.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의 우승에 전세계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디섐보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서 끝난 미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서 정상에 올랐다. 작년 9월 US오픈 이후 6개월만에 거둔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우승 뿐만 아니라 디섐보는 오랜만에 필드 입장이 허용된 팬들에게 최고의 볼거리까지 선사했다. 그야말로 ‘쇼’와 ‘머니’를 동시에 챙긴 것이다.

우승 경쟁 속에서도 3,4라운드 6번홀(파5)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괴력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두 번 모두 ‘원 온’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각각 370야드, 377야드를 보내며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디섐보는 우승 후 “다른 선수들이 러프에서 6,7번 아이언을 잡을 때 난 웨지로 가볍게 탈출할 수 있었다. (드라이버샷으로) 어느 정도 티박스를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더 세게 치고, 더 정교하게 컨트롤하겠다”고 했다.

그가 처음 등장했을 땐 그저 괴짜 물리학자처럼 보였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스윙 스피드와 헤드 로프트 등을 연구해 3번부터 웨지까지 모든 아이언을 7번 길이(37.5인치)로 통일해 사용한다.

비거리 향상을 위해 작년 겨울엔 체중을 20㎏나 불려 나타났고,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허용치인 48인치까지 늘리겠다고 하기도 했다. 디섐보의 우승 커리어가 쌓여가면서 이 모든 ‘실험’은 ‘혁명’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교통사고로 심각한 중상을 입은 우즈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우울한 상황 속에서 디섐보의 기막힌 우승 타이밍은 골프계로서는 기적과도 같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탄탄한 실력이 젊은 시절의 우즈를 떠올리게 한다.

뉴욕타임스는 “디섐보는 스물한살의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때처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골프를 재창조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며 디섐보의 혁신적인 행보를 기대했다.

마침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디섐보의 다음 무대다.

12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개막된다. 미 골프채널은 디섐보가 지난주 6번홀(파5)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이번 대회 18번홀(파4)서 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TPC 소그래스의 시그니처홀은 17번(파3) 아일랜드 홀이지만 18번홀도 만만찮게 어려운 홀이다.

왼쪽에는 위압감을 주는 연못을, 오른쪽엔 러프를 두고 왼쪽으로 살짝 휘는 홀이다. 462야드로 세팅됐는데, 330야드 지점 폭이 35야드밖에 안된다. 드라이버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쉽지 않고 그렇다고 3번 우드를 잡으면 남은 거리가 200야드가 넘는다. 장타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17번홀보다 티샷이 더 신경쓰이는 홀”이라고 했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서도 과감한 샷을 보여주겠냐는 질문에 18번홀을 언급했다. “왼쪽 연못을 가로질러 9번홀 쪽으로 티샷하는 상상을 가끔 해보곤 하는데, 그럴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4번 아이언으로 티샷해 8번이나 7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대회 때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도 최대 수용인원의 20%가 허용된 갤러리들이 그를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디섐보 신드롬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400야드 드라이버 비거리가 ‘뉴 노멀’이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디섐보는 자신의 골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새로운 골프 세대들이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냥 필드에 나가서 터뜨리고 폭발시켰으면 좋겠다. 내 골프는 그들에게 이런 영감을 주는 것이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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