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고, 문 열면 뛰고..'오픈런' 조직 있었다
<앵커>
한정판이나 신상 명품을 먼저 차지하려면, 꼭두새벽부터 명품관 앞에서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오픈런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타인 명의 카드를 쓰는가 하면 탈세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줄 서기 아르바이트를 대거 고용해 명품 싹쓸이에 나서는 전문 업자들이 낸 광고.
구직 사이트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지원하자마자 전화가 걸려옵니다.
특정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산 적이 있는지부터 묻습니다.
[명품 구매대행 업자 : 물건 산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여태 동안요?]
전화면접을 통과하자, 새벽 다섯 시 반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줄을 서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취재진은 신문지를 깔고 땅바닥에 앉았는데, 방한복으로 중무장하고 낚시 의자까지 챙긴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날이 밝고 백화점 개점 시간이 다가오자 줄은 더 길어지고, 대기 순번을 두고 자리싸움까지 벌어집니다.
[업자 : 그럼 어떡하냐고요, 계속 기다렸는데.]
[매장 직원 : 저한테 화를 내시면 어떡하세요, 고객님.]
매장 입장 시간이 다가오자 다른 사람의 신용카드를 건넵니다.
[명품 구매대행 업자 : 번호 같은 것도 외우실 수 있죠? 이제 그 전화 쓰시면 안 돼요. 카드가 있어야 의심을 안 하거든요. 신분증 보여달라고 안 하고.]
명품 업체는 1인당 구매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를 피해 가기 위해 타인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겁니다.
최대 징역 1년형을 받을 수 있는 범법 행위입니다.
전문업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명품을 독식한 뒤 수십만 원씩 웃돈을 붙여 판매합니다.
[명품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 : 대부분 업자가 쓸어가니까. 업자가 쓸어가고 난 다음에 사이트를 가보면 조금 비싼 가격에….]
시장질서 교란에 탈세까지 이뤄지는 것인데, 백화점 측은 대다수 명품 매장이 임대매장이라 관리 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박재현 기자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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