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바이오 친환경에 기회..주식 초보라면 분산 적립 투자를"

남도현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
투자시점 달리하면 손실 줄여
3년 이상 넣으면 '장기적립식'
길게 적립하면 수익은 따라와
매수보다 매도 시점이 더 중요
30년 전 삼성전자株 샀다면?
성장기업에 긴 안목 투자를

◆ 자녀 목돈마련 ◆

'우량 자산에 장기투자하라'는 주식 격언은 지금도 흔히 회자된다. 비단 주식뿐만 아니라 펀드에도 이같이 장기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목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투자 어린이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적립식은 매월 꾸준히 나눠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정기예금보다는 적금에 가입하는 것과 유사하다. 적립 기간을 3년 이상으로 하는 경우 흔히 장기 적립식이라고 부른다.

남도현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사진)은 "아무리 좋은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타이밍이 좋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할 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적립투자는 투자 시점의 분산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남 팀장과 일문일답.

―적립식 분산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에는 언제나 손실을 볼 위험이 따른다. 예를 들면 주가가 3000포인트에서 2000포인트로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손실률은 ―33.3%다. 그런데 적립투자로 주가지수가 3000포인트, 2500포인트, 2000포인트였을 때 나누어 투자했다면 평균 매수 가격은 2500포인트가 되어 손실률은 ―20%에 그친다. 물론 반대의 경우 수익도 적어지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손실과 수익이 비대칭적이기 때문에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분산투자는 가장 잘 알려진 위험 관리 방법이다. 종목의 변동성은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모두 같은 움직임을 갖지 않기 때문에 모아서 투자하면 서로 수익과 손실이 상쇄되며 위험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서 분산투자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다.

―주식 투자와 비교할 때 펀드 투자의 장점은.

▷주식은 혼자 결정하고 투자한다면 펀드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서 전문가가 대신 주식 투자를 해주는 것과 같다.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액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분산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지금 LG화학이 100만원가량 하는데 투자 금액이 50만원이라면 1주도 사지 못한다. 또 투자금액이 150만원이라면 LG화학을 1주 살 수 있지만 여기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까지는 살 수 없다.

펀드로 투자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만원만 투자해도 여러 종목으로 나눠 투자할 수 있다. 펀드는 여러 사람의 돈이 모인 집합체로 펀드에서 여러 주식을 사고 각자 투자한 금액만큼 지분을 갖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 투자금액이 넉넉해 개인이 여러 종목을 살 수 있더라도 종목을 하나하나 발굴하기도 어렵고 주가를 꾸준히 관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펀드는 그것을 전문가가 알아서 투자를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투자 시 기간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는 게 좋은가.

▷바람직한 투자 기간은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지만 가능하면 길수록 좋다. 주식은 변동성이 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기간이 길어질수록 평균으로 수렴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기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해 모아두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수익을 실현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이다. 주식형 펀드도 결국 주식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고 펀드라는 개념은 주식에 투자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주식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직접 주식 투자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투자금액도 크지 않은 때가 많기 때문에 대다수의 고객에게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추천한다. 소액으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섹터는 무엇이라고 보나.

▷올해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19 종식과 경기회복이 될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공통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가장 주목해야 할 투자 주제는 혁신기술과 환경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이후 인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정보통신(IT) 기술과 바이오 부문에서의 혁신과 친환경 주제가 펀드 투자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섹터라고 생각된다. 혁신 기술과 친환경 주제에 투자하는 펀드가 현재 시중에 많이 나와 있고 양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투자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자기 과신이다. 많은 투자자가 한 종목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확인하면서 투자를 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무척 많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요소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누어서 골고루 투자하는 '분산투자'가 가장 올바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해 천천히 느리게 걷는 방법이 결국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올바른 투자 습관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투자 종목을 고르는 방법은.

▷가장 중요한 방법은 '내가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다. 상승 속도가 더디더라도 생활 속에서 알게 되고 비즈니스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전략이다. 투자 수익을 위해서는 매수 시점보다는 매도 시점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단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실현하기에 급급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성장성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삼성전자를 30년 전에 샀다면 어땠을까. 장기투자를 하는 이들은 이런 화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