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파격 할인 창고 대방출..'보복소비' 덕에 재고 소진 숨통
관세청, 내수 판매 한시 허용에
다양한 유통채널로 판촉 나서
"하늘길 재개만이 살아날 길"
[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힌 국내 면세업계가 창고에 쌓인 면세품 처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년간 잔뜩 움츠렸던 소비심리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계기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 명품 수요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11일부터 자체 온라인 쇼핑몰에서 오프화이트, 로에베, 몽블랑, 톰포드 등 명품 재고를 면세점 판매가 대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고 8일 밝혔다. 모든 제품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수입한 정품이며, 별도의 면세 한도나 구매 한도는 없다. 회사 관계자는 “할인 판매 기간을 정해두지 않은 채 관세청이 재고 면세품의 내수 판매를 금지하는 시점까지 상시 전문관을 운영하며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시관 운영 방침은 그동안 억눌린 소비 욕구가 분출하는 ‘보복 소비’로 명품을 찾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실제로 3월 첫 주말인 지난 5~7일 주요 백화점과 아웃렛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고, 특히 해외 명품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3%와 109.9%, 138.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바람을 타고 재고 면세품도 원활히 소진되길 면세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재고 면세품 판매는 지난해 관세청이 면세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6개월 이상 된 면세점 재고물품을 수입통관한 뒤 국내 다른 유통망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가능해졌다.
면세업계는 카카오 입점,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 등 디지털 플랫폼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 온라인몰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고, 라이브커머스 담당 조직까지 신설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식 브랜드관을 열어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재고전문몰 리씽크에서는 지난달부터 재고 면세품을 최대 81%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으며, 쓱(SSG)닷컴은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럭셔리 폐어’ 품목에 재고 면세품을 포함시켰다.
관세청의 내수 판매 허용으로 지난해부터 재고 면세품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으나 면세업계는 아직도 한겨울이나 다름없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면세점 방문객 수는 총 34만3983명으로,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판매 활성화로 업체는 재고 부담을 해소하고 소비자는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소비 진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하늘길이 다시 열리는 것만이 면세업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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