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출렁다리' 안전 기준 미흡"..충북 명소 실태는?
[KBS 청주]
[앵커]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산이나 하천 곳곳에 '출렁다리'를 짓는 게 인기입니다.
아슬아슬, 공중을 걸으면서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덕분인데요.
문제는, 설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장K 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괴산군이 2014년부터 산막이옛길 일대에 28억 5천만 원을 들여 설치한 길이 167m의 출렁다리입니다.
강 위, 30m의 아찔한 높이에서 주변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어 해마다 15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깁니다.
현재까지 충북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모두 17개.
제천 등 나머지 자치단체도 수십억 원을 들여 경쟁적으로 건설에 나섰습니다.
문제는, 출렁다리에 특화된 설계 기준과 안전 점검 지침이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출렁다리도 마찬가집니다.
설계 전, 바람의 영향을 얼마나 버티는지 측정하는 풍동 실험도 없었고, 개장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정밀 안전 점검이 이뤄졌습니다.
괴산, 음성 등 일부 시·군은 2018년, 안전 점검을 이행하지 않아 감사원의 지적까지 받았고, 뒤늦게 점검 일정을 잡는 등 진화에 나섰습니다.
[괴산군 관계자 : "우리는 체크 리스트(점검표)가 없죠. 왜냐하면, 3종 시설물로 등록되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상황이 이렇자 행정안전부는 관련 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출렁다리를 '제3종 시설물'에 준해 관리하라고 각 시·군에 권고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받고 피뢰침을 설치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충북에선 진천 백곡천 출렁다리 등 17곳 가운데 4곳이 아직도 3종 시설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윤형철/충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지속적으로 노후도를 체크를 하고, 강성에 변화가 생긴다든지 케이블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관찰해서 큰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역시 출렁다리 설계와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언제 마련될지 불투명한 상황.
[충청북도 관계자 : "충청북도형 자체 지침이라든지 이런 것도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군마다 유행처럼 짓고 있는 출렁다리.
철저한 안전사고 예방 대책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영상편집:오진석
최승연 기자 (victory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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