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6번홀 '호수샷'.. 디섐보, 개인통산 8승 달성

최현태 2021. 3. 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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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최종 4라운드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파72·7454야드) 6번 홀(파5)은 하늘에서 볼 때 페어웨이가 개 뒷다리처럼 휘어진 '도그 레그(dog leg)'홀이다.

6번 홀의 공식 거리는 555야드이고 티샷을 345야드 날려야 호수를 넘길 수 있다.

가공할 장타력을 주무기로 내세운 디섐보가 환상의 '호수샷'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통산 8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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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짜릿한 역전 우승
그린 직접공략.. 377야드 '장타쇼'
US오픈 제패 6개월 만에 정상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1위 등극
세계랭킹 11위에서 6위로 '점프'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8일 열린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올랜도=AP연합뉴스
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최종 4라운드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파72·7454야드) 6번 홀(파5)은 하늘에서 볼 때 페어웨이가 개 뒷다리처럼 휘어진 ‘도그 레그(dog leg)’홀이다. 특히 이 홀은 거대한 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아주 심하게 휘어졌다. 6번 홀의 공식 거리는 555야드이고 티샷을 345야드 날려야 호수를 넘길 수 있다. 따라서 뛰어난 장타자라도 호수를 가로질러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객기를 부렸다가는 호수에 공이 빠지는 대참사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선수는 페어웨이를 따라 끊어가는 안전한 공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달랐다.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10야드를 넘긴 선수는 12명에 불과한데, 그중 유일하게 320야드를 넘어 323.5야드로 장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디섐보다. 그는 자신의 장타력을 믿고 그린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드라이버 샷을 날렸고 볼은 호수를 가로질러 그린 근처 페어웨이 벙커에 떨어졌다. 측정된 거리는 무려 377야드다. 디섐보는 이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약 1m에 붙여 이날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버디를 잡았다.

가공할 장타력을 주무기로 내세운 디섐보가 환상의 ‘호수샷’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통산 8승을 달성했다. 디섐보는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디섐보는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67만4000달러(약 18억9700만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제패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선 디섐보는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다승을 거뒀고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세계랭킹은 11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에서 열린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결정 짓는 퍼팅을 한 뒤 주먹을 쥐며 포효하고 있다. 올랜도=AFP연합뉴스
이틀 연속 선보인 6번 홀 호수샷이 결정적이었다. 디섐보는 3라운드에서도 그린보다 조금 더 가까운 약간 오른쪽을 겨냥해 샷을 날렸고 호수를 가로지른 샷은 비거리만 347야드, 착지 후 구른 거리까지 370야드를 기록했다. 역시 버디를 잡았다.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가 모두 같은 클럽을 사용해 ‘필드 위의 괴짜 과학자’로 불리던 디섐보는 지난 시즌부터 장타자로 거듭났다. 2018∼2019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02.5야드로 공동 34위에 머물던 디섐보는 2019∼2020시즌 322.1야드로 장타 1위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도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앞세워 US오픈까지 제패했다. 키 185㎝, 몸무게 90㎏이던 디섐보가 체중을 110㎏으로 늘리며 평균 시속 282㎞이던 볼 스피드를 305㎞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3라운드 단독 선두이던 웨스트우드는 이날도 공동 선두에 오르는 등 맹추격하며 우승경쟁을 벌였지만 디섐보는 정교한 퍼팅까지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11번 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릴 뻔했지만 15 파 퍼트에 성공했고 16번 홀(파5)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파를 지켰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놓쳤지만 5짜리 파 세이브에 성공해 연장전으로 끌려가지 않고 우승을 지켰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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