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총장 "카이스트 학생들 공부 너무해 문제"..'제자' 김정주 울컥

장도민 기자,김승준 기자 2021. 3. 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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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공부 10% 줄이고, 인성·리더십 키워라"..혁신전략 'QAIST' 제시
"'1랩 1벤처·1랩 1세계 최초' 권유..부작용날 정도로 지원할 것"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이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김승준 기자 = "우리 카이스트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공부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공부는 조금하고, 특히 전공공부는 10% 덜하고 그 시간에 인성과 리더십을 기르는 시간으로 할애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랩(연구소)마다 최소 하나의 벤처기업을 만들도록 권유할 것입니다. 일부 부작용이 날 정도로 지원할 것입니다."

드라마 카이스트 속 '괴짜 교수'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광형 카이스트 신임 총장이 취임식에서 또 한번 괴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장이 취임식에서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이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수업과 시험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말해 이를 지켜본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총장은 카이스트는 8일 대전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에서 "지난 50년의 성공전략은 따라하기였다"면서 "따라하기는 성장의 한계에 이르렀다. 새로운 50년을 위해선 카이스트가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 기존의 비전과 목표를 계승하며 국가와 인류, 지구를 위한 톡특한 빛깔의 세계 10위권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신문화전략 'QAIST'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QAIST는 퀘스천(Question·교육), 어드밴스드 리서치(Advanced research·연구), 인터내셔널날리제이션(Internationalization·국제화), 스타트 업(Start-up·기술사업화), 트러스트(Trust·신뢰) 등 다섯 가지 혁신전략을 의미한다.

이 총장은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인문학 교육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기존에 있는 인문교육학과를 디지털인문사회학과로 개편해서 세계 최고의 인문 사회학과를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미술관을 건축해서 과학과 예술 분야의 융합을 촉발시키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이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교기를 흔들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아울러 취임사 도입부에서 "설립목적에 명시된 바와 같이 산업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분야의 이론과 응용력을 갖춘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며 국가 과학기술을 위한 중장기 연구개발과 응용연구를 하고 산업계 등에 대한 연구지원에 충실하며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한 대로 '기술 사업화'를 통한 글로벌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랩(연구소)마다 1벤처를 만들도록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부작용이 날 정도로 지원하겠다"는 'KAIST 벤처 창업의 대부'다운 발언으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총장은 전산학과에서 재직하며 김정주(넥슨)·김영달(아이디스)·신승우(네오위즈)·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했다.

또 이 총장은 "최고보다 최초를 강조하고 남과 다른 생각을 우대하려한다"면서 "교수님들께 하나의 랩(연구소)에서 적어도 세계최초인 것 한 가지씩을 실천하자고 건의하려한다"고 했다.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 취임식에서 김정주 NXC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 총장의 발언대로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넥슨이라는 신화를 만든 '제자' 김정주 NXC 대표는 눈시울을 붉히며 축사로 그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제가 91학번으로 (카이스트에 들어와서) 석사하다가 잘려서 도망가기도 하고, 그와중에 회사를 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회사를 하다가 중간에 이광영 교수님(신임 총장)의 도움을 받아 1학기동안 강의도 했다. 개인적인 얘기들을 하는 이유가 있다"며 "이광영 교수님은 제게 너무 따뜻한 분이셨다. 제가 학생 때 생활이 성실하지 못했고, 석·박사 과정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 교수님과 사모님(안은경 카이스트 이사)께서 너무 따뜻하게 챙겨주셨다. 제가 사고를 치고 삐뚤어진건 아니었지만, 참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하면서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김 대표는 "제가 괜히 울컥했다"며 민망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카이스트는) MIT를 넘어설 것이다. 저도 힘이 되면 돕겠다. 이를 위해선 교수님(이광영 신임 총장)께서 한명한명에게 애정을 쏟고 따뜻하게 해주시는 게 가장 중요한 베이스라고 생각한다. 이는 교수님에게 영광이고, 카이스트에도 축복"이라고 축사를 이어갔다.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 내외가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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