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투기 의혹에 검·경 협력 주문한 文대통령 "협력 필요한 첫 사건"(종합)

文대통령, 법무부·행안부 업무보고 주재
"검-경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발본색원 하라"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과 관련해 수사 총괄을 맡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검찰의 유기적 협력을 강조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LH 투기 의혹 사건을 “검-경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마무리 발언에서 LH 투기를 놓고 “국가가 가진 모든 행정력,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라”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 ‘긴밀한 협의’를 언급했다.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부터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중대범죄만을 직접 수사하는 데 따른 특별 당부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검찰이 수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우선 수사 중심을 경찰로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찰 국수본이 발 빠르게 수사를 병행하고, 합조단 조사 결과는 그때그때 국수본에 넘기도록 해야 한다”라며 “검찰도 수사 노하우, 기법, 방향을 잡기 위한 경찰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검찰-경찰은 보다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는 두 기관이 입장이 다를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유기적 협력으로, 국가 수사기관의 대응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리먀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은 수사권 조정을 마무리 짓는 중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2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당시 검찰이 수사도 했던 만큼 그 노하우를 경찰에 유기적으로 협력하라는 의미”라며 “압수수색 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부분에서 검찰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투기 의혹의 일단이 드러난 상황이라 개인의 일탈인지 구조적 문제인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검-경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