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뭇매 맞을라" 식품가격 들썩여도 '라면·맥주'는 눈치만

조지민 2021. 3. 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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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는 가운데 눈치보기와 속앓이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과 맥주 등은 최근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제품값 인상을 망설이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은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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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법 개정.. 이달부터 세금 인상
오비·하이트진로 "결정된 것 없다"
장수막걸리는 120원 올리기로
오뚜기 진라면 값 13년째 그대로
일각선 "제품 질에 악영향 우려"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는 가운데 눈치보기와 속앓이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선 가격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지만 여론을 살피면서 결정을 미루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과 맥주 등은 최근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제품값 인상을 망설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품이라 가격 저항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주세법 등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이달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반출 또는 수입신고하는 맥주와 탁주는 1L당 각각 834.4원, 41.9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맥주와 탁주는 각각 1L당 4.1원, 0.2원 오른 세금이 적용된다. 500mL 캔맥주의 경우 세금만 2원 가량 오르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맥주와 탁주에 적용하는 세율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만큼 해마다 세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제품 가격 인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마당에 세금 인상으로 제조업체들의 부담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은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세금이 계속 오를 경우 출고가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 등을 감안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에 대한 주세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가격 인상분을 감내한 부분도 있다"며 "세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의 경우 가격 인상이 현실화 됐다. 서울장수는 15년 만에 '장수 생막걸리'의 출고가격을 120원 인상했다. 가격 인상은 다음달 1일 출고되는 제품부터 적용돼 장수 생막걸리는 편의점 평균 가격 기준 16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수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한 라면업체들도 인상 여부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랜 기간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텨왔지만 선제적으로 인상에 나설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대표제품인 '진라면'의 가격을 인상하려다 철회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3월 진라면의 가격을 올린 후 10년이 훌쩍 넘도록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2016년, 삼양식품은 2017년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분을 감내할 경우 연구개발 등 제품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의 건강한 성장이 어려워지고,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도 가격 이외의 측면에선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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