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급부상에 대선구도 다시 출렁..1강 도전? 이재명과 양강?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와 동시에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꼭 1년을 앞둔 대선 구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사퇴 직후 여론의 관심이 몰리는 '컨벤션 효과'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윤 전 총장이 계속된 정치적 메시지로 정치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어 뚜렷한 유력 후보가 없는 야권의 지지층을 빠르게 흡수할 경우 대선판의 핵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로 2위를 기록했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9%,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 7.6%, 정세균 국무총리 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5% 순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이 28.3%로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이재명 지사는 22.4%로 뒤를 이었고 이낙연 대표는 13.8%, 무소속 홍준표 의원 5.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5.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3%, 정세균 국무총리는 3.1% 순이었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이재명 지사가 선두로 치고 올라오면서 '1강 2중'(이낙연·윤석열) 구도로 전개되던 차기 대선구도는 다시 한번 출렁이게 됐다.
여권으로선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모두 위협하는 거물의 등장으로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윤 전 총장이 이재명 지사를 따라잡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윤 전 총장이 기세를 몰아 1강으로 올라서느냐, 아니면 이재명 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9일 당대표 퇴임을 앞둔 이낙연 대표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윤 전 총장의 질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약진으로 여권과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 경쟁이 팽팽해진 점도 주목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지사, 이 대표, 정 총리 등 범진보 주자의 차기 대선 선호도 합은 45.1%다. 윤 전 총장, 홍 의원, 안 대표, 오 후보 등의 지지율 합은 45.2%다.
KSOI 조사를 보더라도 범진보(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와 범보수(국민의힘, 국민의당)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19~20일 조사에서는 범진보 진영의 지지율 합이 42.6%, 범보수는 30.9%를 기록해 11.7%포인트(p) 차이가 났다.
같은달 26~27일 조사에서는 범진보가 45%, 범보수가 30.2%를 기록해 격차는 14.2%p로 더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4.3%p(범진보 40.8%, 범보수 36.5%)으로 대폭 줄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야권 내 뚜렷한 대선 후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등장에 지지표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야권 내 또다른 대선 후보가 부각됐을 때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특히 야당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야당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의 등장이) 얼마나 반갑겠나"며 "윤 전 총장이 중도에 사퇴하고 이후 정치성 발언 등 대선주자 행보를 보이니 그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에 반대하는 사람, 자기들 의사를 가장 투사하기 가장 쉬운 사람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경우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지 않아서 윤 전 총장으로 몰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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