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독점했던 컨테이너, 국내서 만든다
해진公, HMM 등 해운사와
컨테이너 제조사 설립 추진
국내선사·수출업체에 단비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에서 HMM 등 국내 주요 선사 및 해운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안정적인 컨테이너 조달 방안에 대해 처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해진공은 업계와 유관기관이 힘을 모아 국내에 컨테이너 제조업체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에 따라 컨테이너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국내 선사와 수출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진공은 이날 회의에서 선사들에 참여 의사를 물었고, 회사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진공이 구상하고 있는 설립 방안은 제조업체 '씨스포빌'을 최대주주로 하고, HMM과 기타 선사를 대표하는 해운협회가 각각 35%, 15%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해진공은 HMM과 해운협회에 회사채를 인수하는 구조로 자금을 지원한다. 2003년 설립된 씨스포빌은 휴양콘도 운영과 레저산업시설 관리, 해상 여객운송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특히 중국에서 컨테이너를 제작하는 '광동현대모비스유한공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 제조업체 설립 방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선사와 유관기관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HMM도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진공이 HMM 3대 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HMM도 이번 제안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해진공은 이르면 이달 중 2차 회의를 열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선사와 수출기업들은 선박뿐 아니라 컨테이너를 구하는 일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 소비 증가로 중국발 화물이 급증하자 국내외 선사들이 미주 항로에 선박을 대거 투입했는데, 수급 불균형 탓에 선박과 컨테이너가 제때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컨테이너를 새로 제작하려 해도 건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현재 컨테이너 건조 가격은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 분량)당 360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 1대 분량)당 6400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0% 이상 높은 수치다.
전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소수의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 업체는 생산량을 크게 줄였고, 하반기 이후 밀려 있던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고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을 재빨리 늘리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국내 선사와 수출기업들은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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