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붕괴..美부양책 기대보다 금리발작 불안 더 컸다

김규식 2021. 3. 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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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일만에 2996.11
1.9조弗 바이든 부양책 초읽기
시장은 금리·물가 급등 전망
말 아끼는 연준에 불안감 커져
韓국고채 10년물도 2% 넘어서
외국인 삼성전자·카카오 팔고
KB금융·포스코등 배당주 매수

코스피가 다시 3000 밑으로 떨어졌다. 종가 기준으로 '삼천피'가 깨진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미국 상원이 1조9000억달러(약 2153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가결하면서 장기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가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금리 급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할 때까지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 떨어져 2996.11을 기록했다. 이날 장초반 코스피는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출발했으나 오후부터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기관투자자의 대량 매도로 약세로 전환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258억원어치, 기관은 377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성장주를 팔고 가치주를 매수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보통 장기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면 배당수익이 높은 가치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된다.

미국 장기금리를 나타내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1.6%까지 치솟은 상태다. 그동안 미국 장기금리가 1.5~1.7%를 넘어서면 시장은 노란불이 켜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S&P500 평균 배당수익률이 1.5%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금리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장기금리 상승을 진정할 만한 언급을 내놓지 않으면서 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B금융으로 1174억원어치 사들였다. KB금융 뒤를 이어 포스코,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 등과 같은 고배당주를 집중 매수해 주목을 끌었다. 기관은 이날 기아와 현대제철을 가장 많이 샀지만, 신한지주·포스코·하나금융지주 등과 같은 고배당주 또한 대량으로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코스피가 'V자' 반등하도록 견인한 대형주는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모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으며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날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2176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0.12% 하락에 그쳐 8만2000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금리 급등으로 대형주가 조정을 받을 때 매수 타이밍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중앙은행이 장기채권을 매입하고 단기채권을 매도)'와 같은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은 6.2%를 기록했다. 미국 실업률은 팬데믹이 터지기 직전이던 지난해 2월 3.5%에 그쳤다. 아직 미국 경기가 회복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치주가 올해 2분기 코스피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주도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고채시장 또한 8일 장·단기금리가 모두 급등하면서 마감했다. 단기금리 지표로 활용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3bp(1bp=0.01%포인트) 올라 1.139%로 마감했다. 이날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 또한 전일 대비 3.6bp 올라 2.028%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최종호가 기준으로 2%를 넘어선 것은 2019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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