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가 20억 이우환 '바람과 함께', 미술경매 호황 이어갈까

전지현 2021. 3. 8.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케이옥션 3월 메이저 경매
김창열·김환기 작품 눈길
우암 송시열 초상화도 관심
10년만에 170억 규모 출품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181.8×227.3cm)
미술 호황 서막을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일 폐막한 화랑미술제 작품 판매액이 예년의 2배를 웃도는 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서울옥션 경매는 낙찰률 90%, 낙찰 총액 110억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타계한 김창열 '물방울'(1977)이 10억4000만원에 팔리며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시대별 작품 7점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2005~2007년 급상승기 미술 시장에서 벌어졌던 초기 양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루칩(유망) 작가들 작품을 집중 매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서울옥션 경매에서 4억1000만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150호 '조응'은 2007년 미술 시장 호황기 거래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김환기 `구상`(50×60.6cm)
상승세를 타기 위해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이 17일 오후 4시 메이저 경매에 10년 만에 최다 금액인 170억원 규모 미술품 169점을 출품한다. 회사 측은 규제 강화로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주식 상승으로 번 유동자금이 안전한 투자처인 미술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으로 인테리어용 미술 작품 수요가 늘어나고 20~50대 새로운 고객이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은 이우환의 1987년 작품 '바람과 함께'(181.8×227.3㎝)로 추정가 13억~20억원에 나왔다. 점과 선에 매진하던 작가가 1980년대 초부터 그린 자유로운 바람이다. 거세고 역동적인 초기 '바람과 함께'와 달리 붓 자국이 짧아지고 정렬된 작품이다.

서울옥션 2월 경매에서 작가 최고가 기록(10억4000만원)을 세운 김창열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로 9점이 출품된다. 그중 최고가는 1979년작 '물방울 LSH70'(90.9×72.7㎝)으로 3억~4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거친 마대 위에 균일하게 배치된 물방울은 퍼지거나 흐트러진 모양 없이 영롱하고 투명하다.

김창열 1979년작 물방울 LSH70(90.9×72.7cm).
블루칩 작가 김환기의 1956년작 '구상'(50×60.6㎝)과 1960년대 그림 '새'(50×60.6㎝) 등 5점도 출품된다. 파리 시절 그린 '구상'은 학과 여인, 매화 봉오리 등을 두터운 질감(마티에르)으로 그린 작품이며 8억~15억원에 나왔다. 두 마리 새가 자리 잡은 반추상 작품 '새' 추정가는 6억~10억원이다. 국민 화가 박수근(1914~1965)의 1963년작 '마을'(18.5×25.2㎝)은 5억5000만~8억5000만원에 나왔다. 투박하지만 소박한 질감으로 보따리를 이고 마을길을 걸어가는 아낙네를 담았다. 천경자(1924~2015)의 1973년작 '꽃무리'(91×72.3㎝)는 5억5000만~8억원에 출품된다. 꽃과 새를 화려한 듯 슬프게 그렸다.
우암 송시열 초상. [사진 제공 = 케이옥션]
고미술에서는 조선 후기 노론의 영수였던 우암 송시열(1607~1689) 초상(158×79㎝)이 2억7000만~5억원에 나왔다. 송시열의 전신상을 그린 화가 한시각의 작품을 18세기에 본뜬 것이다. 19세기 백자청화매조죽문병(8000만~2억원), 18세기 백자호(5000만~1억원)도 눈길을 끈다.

경매 출품작은 17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예약을 통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라이브 응찰이 추가돼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백자청화매조죽문병. [사진 제공 = 케이옥션]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