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은 내친구] 상승기 돌입한 美국채금리..잘나가던 증시에는 날벼락
경기회복땐 급격히 회수할듯
글로벌 주식시장 악재로 작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미국 국채금리란 무엇인가?
▷미국 국채는 연방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재무부 명의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코로나19와 같이 경기 침체 시에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재정 지출을 늘린다. 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으면 소비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은 만기에 따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미국 국채금리는 연방정부가 해당 국채 발행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이자를 말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미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하는 점이 국채금리 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1조9000억달러 규모)을 위해 연방정부가 국채를 대거 발행하게 되면 국채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서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채권금리는 채권가격과 역의 관계다). 또한 1년 넘게 지속돼 온 코로나19 사태가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희망이 보이고 있는 점이다. 경기가 다시 좋아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채권가격은 떨어지게 되는 점이 반영된 게 최근 채권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밀어내기 효과가 발생한다는데?
▷밀어내기 효과(구축 효과·crowding out effect)는 정부가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재정을 조달하면 금리 상승을 초래해 경기 안정화 효과가 경감되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는 경기 침체 시기에 공공사업 등으로 정부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데, 이는 위축된 투자 및 소비 수요를 정부가 직접 담당함으로써 거시경제의 총수요 감소를 만회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그러나 정부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빨아들이면' 민간기업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자금 품귀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채권금리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결국 민간기업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하고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민간기업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해 단기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하더라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연관된 장기(만기 1년 이상) 채권시장 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장단기 금리 차 확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지난해 팬데믹 사태에 각국 정부는 연이어 경기부양책을 시행했고 기준금리도 제로(0)금리에 가깝게 내려 '유동성 홍수'라고 불릴 만큼 많은 돈이 시중에 풀렸다. 그동안 미국, 한국을 포함한 주식시장의 주가가 유례없는 고공 행진을 한 것도 이런 이유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1조9000억달러) 추진으로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유동성 공급 축소와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추가 주가 상승보다는 현재 풍부한 유동성으로 오를 만큼 오른 주가가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유동성 흡수(테이퍼링)와 물가 상승 압력에 따라 하락 요인이 더 클 것으로 본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말 "당장의 유동성 공급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지만 시장은 그의 말을 "언젠가는 공급을 줄이겠다"고 받아들였다.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채권시장 금리 변동에 주가가 출렁이는 것이다.
[고보현 기자 /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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