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은행, 주담대 인상..대출 문턱 나날이 높아져

이효정 2021. 3. 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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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가계대출 부담에 은행들 자구책 마련..다른 은행들도 '모니터링'
은행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늘어나는 가계대출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는 상황에서도 최근 시장금리는 계속 높아지는 추세인데,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 소비자의 금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농협은행 대출 문턱 높인다…우대금리 축소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신규취급분에 한해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한다.

농협은행의 정책우대금리 중 최초 신규 고객에게 적용하던 우대금리는 0.2%포인트 항목이 삭제된다. 또 단기변동금리 우대 항목의 우대금리가 0.2%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내려간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농협은행에서 처음 주담대를 실행하는 고객 중 단기 변동금리를 받는 대출자는 금리가 기존보다 최대 0.3%포인트 높아지는 셈이다.

대신 고객들이 체감하는 우대금리 축소는 최대 0.2%포인트 수준으로 예상된다. 종전에는 신규 고객 우대금리(0.2%)와 단기변동금리 우대금리(0.2%) 항목을 모두 적용받아도 우대금리 한도가 있어 최대 0.3%까지만 혜택이 적용됐다. 이제는 신규 고객 우대금리가 사라져 단기변동금리 우대 항목 0.1%만 적용받으면 종전에 비해서는 0.2%포인트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줄였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을 통한 대출도 중단한다.

MCI·MCG는 일종의 보험으로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주택에 적용된다. MCI·MCG를 적용해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적용받지 못하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 한정된 재원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 '불가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까닭은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80조1천258억원으로 전월(476조3689억원)보다 3조7천579억원 늘었다.

정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자기 위해 강도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은행권에 대출 조절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은행들은 한정된 재원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금의 배분 차원에서라도 가계대출을 조절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가파르니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집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사정은 다르지는 않지만 아직은 지켜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은 은행들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방침에 대해 "은행끼리 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도 "안정적으로 대출 추이가 관리가 되고 있어서 지금 당장은 대출 금리 인상 계획 등이 없고, 추이를 보고 급격하게 대출이 늘어나면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출자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한·농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대출금리에 민감한 대출자들이 다른 은행들로 옮겨갈 수 있는데, 다른 은행들도 각자 가계대출 추이를 모니터링해보고 금리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시장금리 높아지는 추세…우대금리 축소하면 대출자의 금리 인상 체감도 높아져

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요즘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있어 우대금리 축소와 같은 조치가 대출자들이 느끼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만 봐도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신규취급분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7월 2.52%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1월 2.8%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평균 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 2.42%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1월 2.7%로 다시 높아졌다.

현재 기준금리는 낮지만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는 0.5%로 동결됐다.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래 지난달까지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금리는 0.86%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5월까지 1%대였고, 8월 0.8%까지 떨어졌다가 9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0.9%까지 높아졌다.

가계대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한국 국고채 금리도 지난 5일 기준으로 2%대를 돌파했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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