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檢신뢰성 문제 삼으면서도 "檢의견 수렴 필요"(종합)

김영환 2021. 3. 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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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법무부·행안부 업무보고 주재
檢 기소·수사권 분리에 무게.."檢의견수렴 거쳐야"
중수청 설치에도 "구체적 실현방안은 질서있게 논의해달라"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문제를 놓고는 검찰 구성원들로부터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의 기소권·수사권 분리는 지원하면서도 수장을 잃은 검찰 조직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檢에 대한 국민 신뢰 문제제기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문제와 관련해 “입법의 영역이지만 입법의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우선 검찰의 신뢰성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 정의 실현의 중추다. 검찰은 가장 신뢰받아야 할 권력기관”이라면서 “대다수 검사들의 묵묵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개혁은 검찰이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특히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의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신뢰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검찰의 기소권·수사권 분리 방침에 힘을 실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전히 검찰의 수사권을 제외하는 조치는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월까지 중수청 신설을 위한 법안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중수청, 이견 없겠으나 실현방안은 절차에 따라”

다만 문 대통령은 중수청 설치와 관련해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는 큰 뜻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그리고 또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가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 나가길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과속을 경계한 발언이다.

이와 함께 경찰을 향해 “수사지휘역량도 빠르게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권한이 주어지면 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바란다”면서 “신설된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책임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치경찰제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겠다”고 지시했다. 공수처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조직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이 현장에 자리 잡는 첫 해”라며 “지난 1월 수사권 개혁법령이 시행됐고 고위공직자 부패범죄를 전담하는 공수처도 출범했다. 이제 경찰, 검찰, 공수처는 견제와 균형을 통해 서로를 민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부패수사 등 국가의 범죄대응 역량을 높여나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경·공수처 간 역할분담과 함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며 “국민들이 새로운 제도의 장점을 체감하고 개혁을 지지할 수 있도록, 두 부처가 각별히 협력하며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과천청사에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승현 변호사·이동건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 협회장 등이 화상으로 연결됐고 세종청사에서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서보학 교수·최상한 자치분권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낙연 대표님은 당 대표 자격으로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는 마지막 자리가 될 것 같다”면서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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