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디섐보, 이틀 연속 환상의 '호수 샷' 앞세워 8승 달성

최현태 2021. 3.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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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파72·745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최종4라운드 6번 홀(파5)은 '도그 렉(dog leg)'홀이다.

6번 홀의 공식 거리는 555야드이고 345야드를 날려야 그린쪽으로 호수를 넘길 수 있다.

11번홀(파4)에서 티 샷을 물에 빠트릴 뻔했지만 15m 파 퍼트를 성공했고 16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파를 잘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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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 AP연합뉴스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파72·745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최종4라운드 6번 홀(파5)은 ‘도그 렉(dog leg)’홀이다. 하늘에서 볼 때 페어웨이가 개 뒷다리처럼 휘어진 홀을 이렇게 부른다. 실제 6번 홀은 거대한 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아주 심하게 휘어졌다. 6번 홀의 공식 거리는 555야드이고 345야드를 날려야 그린쪽으로 호수를 넘길 수 있다. 따라서 뛰어난 장타력을 지닌 선수라도 호수를 가로지르는 샷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객기를 부렸다가는 호수에 공이 빠지는 대참사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페어웨이를 따라 끊어가는 안전한 공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의 선택은 달랐다.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10야드를 넘긴 선수는 12명에 불과한데 그중 유일하게 320야드를 넘어 323.5야드로 장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디섐보다. 그는 자신의 장타력을 믿고 그린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드라이브 샷을 날렸고 볼은 호수를 가로 질러 그린 근처 페어웨이 벙커에 떨어졌다. 측정된 거리는 무려 377야드다. 디섐보는 이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약 1m에 붙여 이날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버디를 잡았다.

가공할 장타력을 주무기로 내세운 디섐보가 환상의 ‘호수샷’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통산 8승을 달성했다.

디섐보는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디섐보는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67만4000달러( 약 18억9700만원)이며 지난해 9월 메이저 대회 US오픈을 제패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이로써 디섐보는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다승을 거뒀고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세계랭킹은 11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이틀 연속 선보인 6번 홀 호수샷이 결정적이었다. 디섐보는 3라운드에서도 그린보다 조금 더 가까운 약간 오른쪽을 겨냥해 샷을 날렸고 호수를 가로지른 샷은 비거리만 347야드, 착지 후 구른 거리까지 370야드를 기록했다. 역시 버디를 잡았다.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가 모두 같은 클럽을 사용해 ‘필드 위의 괴짜 과학자’로 불리던 디섐보는 지난 시즌부터 장타자로 거듭났다. 2018-2019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02.5야드로 공동 34위에 머물던 디섐보는 2019-2020시즌 322.1야드를 기록하며 장타 1위를 차지했고 이번 시즌에도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앞세워 US오픈까지 제패했다. 키 185㎝, 몸무게 90㎏이던 디섐보가 체중을 110㎏으로 늘린 덕분이다. 평균 시속 282㎞이던 볼 스피드를 305㎞까지 끌어 올려 타의 추종을 불허는 장타력까지 겸비하게 됐다.

정교한 퍼팅도 돋보였다. 3라운드 단독 선두이던 웨스트우드는 이날도 공동 선두로 따라잡거나 1타 차로 맹추격하며 우승경쟁을 벌였지만 디섐보는 정교한 퍼팅까지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11번홀(파4)에서 티 샷을 물에 빠트릴 뻔했지만 15m 파 퍼트를 성공했고 16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파를 잘 지켰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놓쳤지만 5m짜리 파 세이브에 성공해 연장전으로 끌려가지 않고 우승을 지켰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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