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은 중요치 않다"..숙제 확인한 양현종, 관건은 시간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3. 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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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텍사스 양현종이 8일 시범경기 LA 다저스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서프라이즈 | AP연합뉴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한 첫 시험 무대, 숙제를 확인했고 다음 경기를 향한 자신감은 살아났다.

양현종(33·텍사스)이 드디어 실전을 치렀다. 양현종은 8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범 경기에 4-2로 앞선 8회초 등판해 1이닝 2안타(1홈런) 1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8회까지 치러진 시범경기에서 양현종은 팀의 4-3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위주로 21개를 던졌다.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후 우타자 D.J 피터스에게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카운트를 잡으려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변화구 대부분이 높게 들어갔다. 투구 컨디션이 아직 완전히 올라서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양현종은 계약 이후 취업비자 발급도 늦어져 지난 2월24일에야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2차례 불펜피칭과 한 차례 라이브피칭을 거쳐 이날 실전에 나섰다. 2009년 이후 선발로만 등판했던 양현종은 이날 불펜에서 어깨를 풀고 5번째 투수로 나섰다. 여러가지로 낯선 환경에서 짧은 시간 사이 적응하며 나선 첫 실전이었다.

경기 뒤에도 양현종은 아쉬워하기보다 의욕적으로 다음 숙제를 확인했다. 투구 밸런스의 문제를 짚었다. 양현종은 “긴장보다는 설레는 기분으로 던졌다. 직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보니 변화구도 전체적으로 높게 들어갔다”며 “밸런스에서 문제가 있었지 불펜 등판 준비 과정에서 몸이 덜 풀리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텍사스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 바로 마이너리거가 된다. 오로지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겠다는 목표로 건너갔기에 시범경기 기간 승부를 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4월2일 개막한다. 보통 개막 일주일 전이면 보직과 로스터 등록 여부가 대략 결정된다. 3주 가량 남았지만 로스터 생존 싸움을 해야 하는 양현종에게는 시간이 아주 많지는 않다. 첫 실전에서 완전치 못했던 투구 밸런스를 서둘러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확인했다. 양현종은 “시작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다음 등판에서는 정말 내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3주간 경쟁을 해야 한다. 경기 때 맞춰 꼭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첫 실전 피칭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특히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호평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불펜에서 본 것처럼 던졌고 커맨드가 좋았다. 홈런 맞은 것이 그리 중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우리가 상대 타자 정보를 더 많이 알았다면 양현종의 제구로 그 공을 던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양현종의 투구 자체를 호평했다. 다저스 주축 타자가 아니라 정보가 부족했던 피터스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양현종의 투구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우드워드 감독은 첫 실전임에도 매우 차분했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우드워드 감독은 “흥분할 수도 있었지만 양현종은 영향받지 않았다. 아주 보기 드문 일이다. 경험이 많아 감정을 자제할 수 있는 선수”라며 “성격도 좋고 유머감각도 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리고 있다”고 양현종의 경험과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개막 25인 로스터를 예상하며 양현종을 포함시켰다. 선발 아닌 불펜 자원으로 분류했지만 양현종이 캠프 합류한 이후 현지에서는 꾸준히 25인 로스터 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양현종은 보직에서는 일단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불펜 등판이기에 선발보다는 진가를 보여줄 시간도 짧다. 다음 등판까지 최대한 서둘러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는 것이 과제다. 자신의 밸런스만 찾는다면 짧은 이닝에도 양현종 특유의 부드러움과 안정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충분히 남길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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