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과 3년째 '컴퓨터 워게임'..일본과는 실기동훈련

장용석 기자 2021. 3. 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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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서태평양서 미일 합동훈련 잇따라
미 해병대, 오키나와 도서지역서 상륙훈련하기도
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1~5일 일본 간토 지방 남방 및 괌 북방 서태평양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사진 맨 앞부터 미 해군 구축함 '존 S. 매케인',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시라누이' '하루사메' (일본 해상자위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군이 8일 시작된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에 앞서 일본 자위대와의 해상 합동훈련과 도서지역 상륙훈련을 잇따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례 한미 연합훈련이 올해까지 3년째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이 배제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미일 간 연합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일각에선 '미군이 한국군이 아닌 일본 자위대를 파트너로 삼아 역내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FTX를 수행 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美해군 항모·日해자대 호위함 등 서태평양서 합동훈련 실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강습단은 지난달 28일 괌 주변 서태평양 일대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유기리' 등과 함께 두 번째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다.

또 일본 해자대 호위함 '이세' '하루사메' '시라누이'는 이달 1일부터 닷새 간 일본 간토 남방 및 괌 북방 해상에서 미 해군 구축함 '존 S. 매케인' 및 '벤폴드'와 연합전술훈련을 했다고 일본 측이 밝혔다.

일본 측은 이들 훈련의 목적이 "자위대의 전술기량 향상 및 미 해군과의 협력 강화"에 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중국의 해양진출 확대 움직임 등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미국 해병대원이 '하갓냐 퓨리 21' 훈련의 일환으로 지난달 18일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주일미군기지 캠프 슈와브 일대에서 도서 상륙 및 물자 수송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제공) © 뉴스1

특히 미 해병대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하갓냐 퓨리 21' 훈련의 일환으로 하와이·괌에서부터 일본 오키나와현에 이르는 도서 지역에서 미 해군과 함께 상륙작전과 군수물자 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 훈련을 수행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장병들의 밀집도가 떨어지는 해상 훈련은 미일 양측이 공동으로 실시하고, 상륙훈련은 미 해병대가 단독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은 이달 8일부터 18일까지 주말 휴일을 제외한 9일 간 일정으로 올해 전반기 CCPT에 돌입한 상황. 그러나 이번 훈련 역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 연합지휘소훈련"으로서 "훈련 기간엔 야외기동훈련(FTX)이 실시되지 않는다"는 게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이다.

◇한미, 8일부터 연합훈련 돌입…"실기동훈련 없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매년 3월 말~4월 초 대규모 FTX인 '독수리훈련'(FE)을 실시해왔으나, 2019년 이를 폐지하고 현재는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FTX만 연중 분산 실시하고 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FE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의 첫 회담 뒤 우리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워게임", 즉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달 28일 서태평양 해상에서 미 해군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강습단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의 합동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일본 해자대 호위함 '유기리'·'하타카제', 미 해군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미사일 순양함 '벙커힐', 일본 해자대 호위함 '세토유키' (일본 해상자위대 제공) © 뉴스1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반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북미 간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미 대통령 또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뀌었건만, 한미훈련은 이 같은 변화와 관계없이 사실상 '반쪽'짜리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군 당국은 대규모 FTX가 배제된 현행 한미 연합훈련 방식에도 불구하고 "연합방위태세 유지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군 안팎에선 Δ국군 병사들의 복무기간 단축, 그리고 Δ미군의 순환배치 확대에 따른 상시 주둔 미군 감소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때문에 축소" 불구 'FTX 없는 훈련'에 부작용 우려도 미국 측으로부터도 올 1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FTX 없는 한미훈련'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한미 훈련 축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나, 미국 측은 "전염병 상황 속에서도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앞서 "한미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처럼 돼가는 건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 시작에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한미훈련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난 그런 보도를 보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 "우린 한미동맹에 대한 약속을 매우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 여기엔 필요한 군사대비태세를 확실히 갖추는 것도 포함된다"고 거듭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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