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외정치' 본격화..잠룡 1위 '메시지'에도 힘실려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메시지' 통해 야권지지 결집 역할 예상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유경선 기자,박혜연 기자 = 사퇴 후 정계 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서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입증된 만큼, 향후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기성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현안 메시지'를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며 지지율 관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이 그의 사퇴를 두고 '정치적'이란 비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부담을 줄이면서 자신의 생각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메시지'가 꼽힌다. 여권에서 윤 전 총장 사퇴를 두고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정치일선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지지율 관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처음 낸 메시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다.
윤 전 총장은 언론 취재에 응하면서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를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며 LH비리에 접근하는 여권의 태도를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여든 야든 진영과 관계없이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신속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며 "선거를 의식해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안 발언은 윤 전 총장의 높은 대선 지지도와 맞물려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8일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로 2위를 기록했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9%,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 7.6%, 정세균 국무총리 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22일 실시한 KSOI의 동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무려 17.8%포인트(p) 상승했다. 사퇴하자마자 단숨에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과시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도 윤 전 총장이 28.3%로 1위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2.4%로 2위를 기록했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8%였다.
이제 관심은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집중된다. 앞선 사퇴 과정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고, 실제 여론조사에서 그의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뉴스메이커로서 강력할 것이다. 검찰총장 때부터 메시지 던지는 능력이 뛰어났다. LH 메시지도, 젊은 층의 분노가 커지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치고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정치현안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보궐선거 과정에 야권의 결집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메시지를 선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직접 선거를 지원하는 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중수청 등 여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범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힘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범야권 대표주자로서의 상징성을 더하기 위해, 특정 인사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통해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켜 야권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LH 관련 발언처럼, 반문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보궐선거에 일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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