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러나' 등 아이가 접속어를 쓰기 시작할 때 해야할 것은?

칼럼니스트 정효진 2021. 3. 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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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의 접속어 사용, 말하기 혁명의 시작
아이가 접속어를 사용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보통 4세 이후부터 접속어를 사용한다. 아이가 부쩍 긴 문장을 사용하면서 문장을 조합하는 기술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처음으로 접속어를 사용했을 때 칭찬해줄 필요가 있다. ⓒ베이비뉴스

접속어는 '접속'이란 말이 의미하듯 단어와 단어, 구와 구, 절과 절을 연결해준다. 앞뒤 문장의 논리적 관계를 밝혀주는 연결장치로써 내용 흐름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접속어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순접 접속어는 앞의 내용을 이어받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그리고', '더구나', '게다가' 등이 있다. 역접 접속어는 앞의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을 이어주는데, '하지만', '그러나', '그렇지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인과 접속어는 앞뒤 문장을 원인과 결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그래서',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러므로' 등이 있다. 전환 접속어는 화제를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그런데, '한편', '다음으로' 등을 꼽을 수 있다.

글쓰기에서는 양자 간의 논리적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때 반드시 접속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3월이 되자 날씨가 따뜻해졌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다. 그런데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외출을 자제해서인지 북적이지 않았다'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이 문장에는 '그래서', '그런데' 접속어를 사용했다. 접속어를 삭제하면 '3월이 되자 날씨가 따뜻해졌다.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다.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외출을 자제해서인지 북적이지 않았다'가 된다. 접속어를 삭제했더니 문장이 더 간결해지고 읽기에도 편해졌다. 그렇다고 접속어 사용을 무조건 자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접속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문장과 문장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어야 논리적 전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접속어를 사용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보통 4세 이후부터 접속어를 사용한다. 아이가 부쩍 긴 문장을 사용하면서 문장을 조합하는 기술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처음으로 접속어를 사용했을 때 칭찬해줄 필요가 있다. 아이가 접속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맥락을 구성하는 새로운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접속어의 뜻을 명확하게 알고 사용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접속어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 부모는 잘못된 접속어 사용을 지적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올바른 표현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순접 접속어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고자 할 때 '거실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이야기해볼까?'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아이가 '텔레비전'이라고 먼저 말을 하면 부모는 이어서 '그리고'를 말한다. 그런 다음 아이가 말을 이어받아 '나무'라고 하면 부모는 다른 형태의 순접 접속어인 '또'라고 한다. 그럼 아이는 '의자'라고 말을 하면서 앞뒤 내용을 이어받아 연결하는 순접 접속어에는 '그리고', '또'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다양한 접속어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강아지가 비를 맞고 걸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강아지가 어떻게 했어요?'라고 하면 아이는 '강아지가 비를 피하려고 나무 밑으로 갔어요'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무엇이 나타났어요?'라고 하면 아이는 '고양이'라고 답을 할 것이고, '그럼 고양이는 왜 강아지 앞에 나타났을까요?'라고 하면 '왜냐하면 강아지가 비를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서 나타났어요'라고 표현할 것이다.

아이의 말하기 혁명은 접속어 사용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접속어 사용에 관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했을 때 아이의 언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라고 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했듯이, 접속어를 사용했을 때 뿌듯한 마음으로 칭찬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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