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조회수 2021. 3. 13. 16: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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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사람

흔히 뜻을 함께한다는 것을 ‘한배를 탄다’라고 표현한다. 프로스포츠에서 팀을 한 척의 배에 비유하는 이유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도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하며 선수들에게 한배를 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더 큰 배를 타고 넓은 바다로 나아갈 선수도 있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합류한 김하성이다. 당대 최고의 유격수라 불리던 선배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꾸던 신인이 이젠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그의 목표는 늘 한결같다.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던 ‘성장’이다. 그래서 김하성에게 빅리그는 결과가 아닌 성장 과정이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조예은 Location 더그아웃 매거진 스튜디오

#5번째 메이저리거

안녕하세요. 지난 인터뷰에서 반년도 되지 않아 다시 만났네요. (1월 2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샌디에이고 김하성입니다. 이렇게 다시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과 만나 뵙게 돼 영광입니다.

지난 113호에 이어 두 번째로 단독 표지를 장식하게 됐어요.

잘 챙겨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웃음)

이렇게 다시 보게 된 이유가 있죠. 메이저리그 입성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메이저리그를 꿈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좋은 조건에 도전할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받았죠?

네. 다들 축하해주셨어요. 그런데 또 그런 만큼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생겼어요. 잘해야죠.

메이저리그 선배인 박병호는 어떤 말을 해주던가요?

평소에도 좋은 말씀을 자주 해주세요. 하던 대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며 자신감을 심어주시죠.

국내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있어요. 메이저리그 이야기도 자주 나오겠죠?

‘가서 잘해라’, ’잘할 거다’, ’하던 대로 해라’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저도 아직 시즌을 치러보지 않아서 메이저리그 이야기는 해줄 수가 없네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말할 거리가 생기겠죠?

모든 선수가 꿈꾸는 리그잖아요. 계약하던 날의 이야기도 해주세요.

저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 그래서 사인할 때도 ‘내가 진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됐구나’ 싶어 감회가 새로웠죠. 코로나19 때문에 관광은 못 했지만 펫코 파크는 둘러봤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있고 좋아서 기대됩니다.

팀 동료들과 인사도 나눴는지 궁금해요.

비시즌이라 아직 선수들을 보진 못했어요. 캠프에서 인사하며 친해져야죠. (만나보고 싶은 선수는 있나요?) 그냥 빨리 동료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라 열심히 말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좋게 봐주지 않을까요?

영어 실력이 궁금하네요.

아, 영어 잘 못해요. (웃음) 제가 약간 들이대는 스타일이어서 단어를 짜깁기해서 말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통역의 도움도 받을 테니까 의사소통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어요.

#펫코 파크를 향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일 텐데,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도 조금 더 신경 써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를 고려하면 출국 일정이 빨라지지 않나요?) 우선 비자부터 받고 나서 결정하려고요.

여러 구단의 제안을 받았어요.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제안해주신 구단들에 감사해요. 샌디에이고는 제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어요. 단장님이나 감독님과 화상으로 대화를 했을 때 느꼈죠. 계약 조건 같은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써주시기도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저를 진실하게 봐준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구단보다 저를 좀 더 원한다는 인상도 받았고요.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생각나요. 단장님이 저를 청소년 시절부터 지켜봤다고 했던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한 부분을 특히 좋게 봤다는 말도 들었어요.

샌디에이고 유니폼은 어떤가요?

저는 흰색, 버건디색 유니폼을 주로 입었어요. 그 외에는 국가대표팀의 파란색 유니폼만 입어봤죠. 그래서 노란색이나 줄무늬 유니폼이 인상적이었어요. 예쁘지만 아직 생소하긴 해요. 물론 어떤 유니폼을 입든 그라운드에 나가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제 첫 메이저리그 구단이 샌디에이고라 좋습니다.

샌디에이고는 내야진이 탄탄하기로도 유명해요.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돼요.

저는 좋은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뛰고 싶었어요. 되든 안 되든 최고의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제 야구를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래서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거예요. 우승에 가까운 전력이니까요. 멀티 플레이어든, 플래툰이든 제가 가서 직접 부딪쳐서 이겨내야죠. 열심히 할 테니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루수로 나설 거라는 예상도 많아요.

고등학교 때 2루수로도 뛰었어요. 그리고 스무 살 때도 백업을 보면서 정말 훈련을 많이 했고요. 다행히 몸이 아직 기억하더라고요. 지금 2루 훈련을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요. 계속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유격수가 더 편하긴 하지만, 유격수 자리보다는 수비 부담이 덜해서 자신 있어요.

2루수와 유격수는 수비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2루수 자리는 1루와 가까워요. 그래서 포구나 송구에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기죠. 유격수는 그런 게 없어요. 무조건 깔끔하게 타구를 처리해야 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한 번의 실수로도 주자를 허용할 수 있어요. 반면 2루수는 비교적 거리가 짧아 공을 한 번 떨어트려도 충분히 주자를 잡을 수 있잖아요. 여유가 있죠. 그리고 제 나름대로 어깨가 좀 괜찮아서 2루 베이스 방향 타구도 큰 무리는 없을 거로 생각해요.

신인왕을 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혹시 다른 목표도 있나요?

그런 건 없어요. 신인왕도 노리고 있다고는 했는데 그것만 바라보고 있진 않아요. 물론 단 한 번뿐인 기회고, 한국에서도 받지 못했으니까 물론 받으면 좋겠죠. 저도 자격이 주어지는 거니까 목표를 크게 잡고 말했어요. 목표는 클수록 좋은 거잖아요.

샌디에이고는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첫 우승을 미국에서 할 수 있을까요?

팀 전력이 참 좋아요. 저도 그 일원으로서 한 경기라도 더 이길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 간다는 것 자체가 아주 기대돼요. 꼭 함께 경기를 뛰어보고 싶었거든요. 가서 잘했으면 좋겠네요.

#7년의, 7번의 무게

등 번호 7번을 계속 달고 뛰게 됐어요. 2015시즌부터 계속 달아온 만큼 애착이 있죠?

7번을 달고 계속 잘해왔기 때문에 좋아하는 번호예요. 구단에서 배려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만약 키움의 선수가 7번을 원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선수가 달고 싶으면 달아야죠.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7번을 달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키움 선수들이 잘하기를 매우 바라고 있습니다.

키움 전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요. 그래서 2021시즌 키움의 성적이 떨어질 거라는 예상이 많아요.

제 공백은 선수들이 잘 메꿔줄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팀에 좋은 선배가 많아서 잘 이끌어주며 받쳐주리라 믿어요. 키움은 어린 선수들이 눈치 보지 않고 야구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에요. 선배, 동기, 후배들이 잘 뭉쳐있기 때문에 신인이 클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돼 있죠. 물론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도 있지만, 기회를 잡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많습니다. 코치님들도 다 좋은 분이라 많은 도움을 주시고요. 분명 제 자리는 다른 동료들이 채워줄 겁니다.

키움의 유격수 라인은 근 10년간 최고로 꼽혔어요. 뒤를 이을 김혜성에게 한마디 해준다면요?

잘했으면 좋겠어. 이제 제대로 된 주전이라는 자리를 가지게 될 텐데, 네가 야구에 있어서 노력하고 고민하는 만큼 분명 올해 더 잘할 거로 생각한다. 아주 잘했으면 좋겠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

김하성의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논의되는 게 이정후예요.

저는 갈 수 있다고 확신해요. 후배지만 정말 야구를 잘하거든요. 앞으로 몸 관리도 좀 더 잘하면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거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럴 능력이 있고요. 정후가 앞으로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꾸준히 잘해서 꼭 저보다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왔으면 합니다.

본인을 롤모델로 삼고 야구를 하는 후배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조언은요?

롤모델이 되기엔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그렇게 삼아줬다면 고맙다. 야구에 관한 생각도 많이 하고, 계속 성장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 항상 꿈을 가지고 목표를 크게 잡길 바라. 그 목표를 계속 쫓아가다 보면 분명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야. 야구를 선택한 모든 친구가 한번 선택한 길을 끝까지 가봤으면 좋겠어.

#지금까지 지내온 것

가족과 사이가 좋기로도 유명하잖아요. 가족 문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원래 문신을 새길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가족은 의미가 있으니까요. 문신을 한다면 평생 같이 갈 가족을 남기고 싶었어요.

가족의 항공권도 계약 조건에 있더라고요. 가족도 함께 미국으로 갈 예정인가요?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가족도 각자 생활이 있으니 모두 함께 가진 않지만, 휴가 차원에서 한 번씩은 올 것 같아요. 어머니는 함께 오실 것 같은데, 상황을 좀 지켜보고 결정하려고 해요.

지금까지 자신을 지지해준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면요?

항상 감사해. 내가 이 자리까지 온 것도 가족들의 뒷받침이 있어서 올 수 있었던 거야. 항상 내 뒷배경이 돼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도록 파이팅할게.

2021시즌이 끝나고 <더그아웃 매거진>과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어떤 제목이 붙었으면 하나요?

똑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한국에서도 잘했고 미국에서도 제 플레이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어요. 사실 거창한 목표나 자극적인 단어를 쓰고 싶진 않아요. 아직 시즌도 치러보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말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거든요. 경기에서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20살의 김하성을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을 해볼까요?

그냥 누구보다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계속 성장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 분명히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야. 네가 원하던 목표도 이룰 수 있을 테니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이제 한국 팬들과는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되는데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을까요?

엄청 많아요. 저를 응원해주고 출퇴근길에 챙겨주시는 팬분도 많아요. 정말 감사드리고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응원과 함께 못할 때는 질타해주시는 팬도 있는데, 다 저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또 더 큰 무대로 나가는 만큼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거기서도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할 테니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노력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노력하겠다’라는 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에 반해 ‘잘하겠다’라는 말은 수도 없이 나왔다. 당연하다. 김하성에게 노력은 이미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매년 성장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뒤에 숨은 시간은 어림짐작하기조차 힘들다. 경기장에선 최고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디에서나 빛을 발할 프로 정신이다. 김하성은 이제 로운 꿈 앞에 섰다. 남은 것은 어딜지 모를 끝을 향해 달리는 것뿐이다.

▲ 더그아웃 매거진 11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19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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