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가덕도공항 졸속 추진 땐 가라앉는다

기자 2021. 3. 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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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본격화했으며, 국민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

대형 국토 인프라 구축 사업이고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므로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의 여러 요소를 심층 고려해서 추진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정치적으로 결정된 사업이지만, 향후 추진 여부를 포함한 세부 사항은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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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기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지반공학회 회장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본격화했으며, 국민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 대형 국토 인프라 구축 사업이고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므로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의 여러 요소를 심층 고려해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 사업 시행에 앞서 예정입지에 대한 항공기 운항과 건설에 관련된 기술적 검토를 토대로 사업 타당성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바다를 흙으로 매립하는 것이 주공정인 만큼 토공에 대한 기술적 사항 고려는 필수다.

흙은 구성이 복잡·다양하고, 불균질해 특성을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재료다. 주로 지질학적인 자연현상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땅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으므로 현재의 다양한 조사 방법으로도 지하에 있는 흙과 암반으로 구성되는 지반을 명확히 판별하긴 매우 어렵다. 특히, 해저 지반은 조사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위치에 따른 변화도 크므로 그 특성 파악이 더욱 어렵다. 일본에서 매우 공을 들여 건설한 간사이(關西)공항의 과도한 침하도 이러한 지반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 영향권에 있다. 하천의 하구는 퇴적토가 두껍게 분포하는데, 특히 낙동강 하구는 부채꼴의 점성토층이 두꺼운 델타 지역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약 지반 구역이다. 따라서 낙동강 하구와 인근 해양 매립지역에서는 지반 침하와 연계된 시설물의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며, 다양한 지반 관련 사고가 우려된다.사업의 기술적 타당성 검토 전제 조건으로 예정부지에 대한 지반조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지반 특성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바다 매립공사에서 또 하나 중요한 사항은 매립에 필요한 토공 재료를 확보하는 일이다. 부지의 상당 부분을 매립, 조성한다면 수 미터 이상 수심, 해수면 위 여유고와 지반의 침하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엄청난 규모의 토공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 확보를 위한 선행 조사는 매우 중요하다. 토공 재료의 위치·거리와 확보 가능량, 재료의 특성에 대한 면밀한 조사는 대단히 중요하며, 사업의 공사비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상 부지의 지반과 활용될 매립재에 대한 정보가 확보되면, 사업의 요구조건에 맞춰 매립, 지반 개량 및 기초 처리 등 토공에 대한 기본설계가 진행되며, 이에 대한 사항을 토대로 사업비와 사업 기간에 대한 대략적인 범위가 추산될 수 있다. 물론, 구체적인 본설계는 사업계획이 수립된 이후 상세 조사와 함께 추후 진행되게 된다. 이러한 선행적·기술적 검토는 대형 기반시설의 국책사업에서 필수 사항이다. 기술 검토가 부족하면, 부실시공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가덕도 신공항은 정치적으로 결정된 사업이지만, 향후 추진 여부를 포함한 세부 사항은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 우선, 기술적 관점에서 전문가의 사업 타당성 검토는 필수다. 토공이 주를 이루는 매립공사는 예측이 어려운 만큼, 충분한 사전 검토를 기반으로 한 설계와 시공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용과 사업 기간은 반드시 기술적 검토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국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책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 논란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이 시점에 기술자의 전문적 식견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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