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산행 중에 수시로 사용하는 소형 카메라, 지도, 나침반, 필기구 등을 넣고 다닐 수 있는 백bag은 어떤 것이 좋은지요. 이런 용구들은 배낭 헤드에 넣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합니다.
인천 남동구 간석1동 권길숙
산행 중 필요한 작은 용구를 수시로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웨스트 백Waist bag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백은 배낭을 멘 상태에서 허리에 둘러 앞쪽에 차게 되므로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웨스트백은 필수 휴대품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산행 도중 수시로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을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가장 좋습니다. 소형 카메라를 필요할 때마다 배낭에서 꺼내어 촬영한 후 다시 집어넣고 걷다 보면 산행의 리듬이 깨지기 쉽습니다. 이런 용구를 웨스트 백에 휴대하면 필요할 때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될 뿐이며, 물건을 떨어트릴 염려도 없습니다.
웨스트백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호패드가 내장된 제품이 좋으며, 조금 큰 규격의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웨스트백은 보행 시에는 매우 편리하지만, 리지 등반이나 암벽등반 시에는 암각에 걸리는 등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깨에서 허리 쪽으로 대각선으로 메거나 허리 옆쪽으로 돌려서 부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Q 산에서 산소 보급기가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인지요. 또한 그것을 개발해 실용화한 사람은 누구이며, 고산원정대가 휴대하고 가는 가모 백은 어떤 용도에 쓰이는 것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남기열
고소등반에서 최초로 산소 보급기를 사용한 것은 1922년 영국의 에베레스트 2차 원정대였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고산에서 산소 보급기의 필요성이 부상되어 왔으나, 실제로 산소 보급기를 사용해 등반한 것은 이때가 최초였습니다. 이를 고안해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 산악인 조지 핀치Finch, George Ingle입니다.
이 원정대가 정상까지 800m를 남겨놓은 8,326m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산소호흡기 덕택이었습니다.
당시 산악계의 분위기는 ‘산소를 사용해 등반한다는 것은 등산정신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지배적인 때였습니다. 등산에서 산소의 힘을 빌린다는 것은 등산정신에 반하기 때문에 단지 자기 체력만으로 고소의 산소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는 등산의 순수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당시 산소기구는 열악한 상태였습니다. 고장이 많고 중량이 무거운 것이 결점이었으나, 산소를 사용해 고도를 높인 것은 핀치의 공로였습니다.
그후 1924년 3차 원정 때 그 유명한 말로리와 어빈이 산소를 사용해 정상에 접근했으나 두 사람 모두 조난현장에 산소통만을 남긴 채 실종되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알 길이 없습니다.
당시 고소에서 부족한 산소 극복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을 때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고도 3,446m에 위치한 남체바자르 마을 근처에서부터 에베레스트의 사우스 콜까지 긴 고무호스(산소 보급관)를 연결해 산소를 들이마시면 좋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산소 보급기는 무산소등반이 성행하는 지금도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필수 의료용으로 휴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모 백Gamow Bag은 고소증세에 시달리는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 고안된 주머니입니다. 이 속에 사람이 들어가 있을 때는 현재의 고도를 3분의 1 정도 낮추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중간 정도의 급성 고산병 증세일 경우는 1시간 정도 이 속에 들어가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고산증이 치유되기도 하며, 심한 고산증일 경우는 몇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폐부종, 뇌부종 환자의 경우는 그다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연구결과 산소 보급기와 가모 백 가압기의 치료효과는 같다고 합니다. 가모 백은 산소 보급기에 비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여러 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가모 백은 1980년대 말 이고르 가모Igor Gamow라는 사람이 개발했으며, 무게는 6.6kg, 사이즈는 60×200cm 정도 크기의 휴대용으로 밀폐식 지퍼가 달린 나일론 소재의 주머니입니다. 환자를 백 안에 집어넣고 밸브에 연결된 펌프를 작동시키면 기압을 110mmHg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백은 고소증상 환자의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를 막기 위해 공기가 백 안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공기를 배출하는 밸브가 있어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줍니다.
원정용 산소통은 분당 2리터의 방출로 6시간 동안 지속되나 고산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분당 4리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으로는 3시간밖에 사용하지 못해 가모 백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