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키움 신인 투수 장재영, 9억 몸값할까?

2021. 3. 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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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가수는 가창력이 뛰어나야 하지만 춤도 잘 추고 무대 매너도 좋아야 한다.

키움이 지난해 말 덕수고 출신 투수 장재영(19)과 2006년 KIA 한기주의 10억원에 이어 역대 신인 두번째 최고액인 9억원으로 계약을 맺었을 때 고개를 갸우뚱거린 전문가와 팬들이 많았다.

더 문제는 홍원기 감독이 시즌 들어 장재영을 불펜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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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가수는 가창력이 뛰어나야 하지만 춤도 잘 추고 무대 매너도 좋아야 한다. 물론 가창력이 1등 가수 비중의 80~90%를 차지한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공만 잘 던진다고 특급 투수가 아니다. 타구 수비와 주자 견제도 잘해야 한다. 물론, 빠른 볼과 절묘한 컨트롤 등 투구 내용이 투수 능력의 80~90%를 차지한다.

키움이 지난해 말 덕수고 출신 투수 장재영(19)과 2006년 KIA 한기주의 10억원에 이어 역대 신인 두번째 최고액인 9억원으로 계약을 맺었을 때 고개를 갸우뚱거린 전문가와 팬들이 많았다. 장재영은 지난해 1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2승(평균 자책점 5.29), 고교 3년 통산 53이닝 5승 2패(자책점 3.57)를 거뒀다.

성적만으로는 A급 투수에 못미쳤다. 키움이 9억원을 베팅한 것은 시속 150km대 후반에 달하는 강속구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공만 빠르다고 프로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까. 장재영의 고교 졸업반 때 평균 자책점이 5.29나 된 것은 공만 빨랐지 볼넷을 많이 허용해 실점이 많았다는 증표다.

장재영은 지난 3일 고척돔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프로 첫선을 보였다. 4회에 나가 탈삼진과 1루수 땅볼로 투아웃을 잘 잡았으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3번 서건창을 볼넷으로 출루시킨데 이어 4번 박병호에게 폭투 2개를 포함한 볼넷을 허용, 2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오른손 엄지 손가락이 까지는 부상으로 강판당해 위기 대응능력을 테스트받진 못했다.

장재영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가진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처음으로 타팀과의 실전에 나섰다. 0-7로 뒤진 6회말 등판, 1이닝을 1안타, 볼넷과 삼진 각 2개로 1실점했다.

두경기에서 드러난 장재영의 문제점은 경기당 볼넷 두 개씩을 허용한 것과 2사후 흔들린 점. 물론 4월 3일 시즌 개막 때까지는 8일 현재 25일간의 준비기간이 있지만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제구력과 마인드 컨트롤을 웬만큼 가다듬을수 있을지는 의문점이다(2경기에서 최고 시속 157km, 평균 시속 152km 기록).

더 문제는 홍원기 감독이 시즌 들어 장재영을 불펜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것. 불펜 투수는 대부분 위기 상황에서 출전한다. 컨트롤이 흔들리고, 타자를 압도하는 정신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강속구만으로 과연 실점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

2~3개월만이라도 퓨처스리그에서 단련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신임 감독이 시즌 초반 성적에 예민할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장재영은 10년 이상 써먹을 에이스급이므로 당장 투수 자원이 모자라도 앞을 내다보고 2~3개월은 참는 게 현명해 보인다.

아시아선수 최다인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48)는 한양대 2년 시절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져 LA다저스에 12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깜짝 입단했다. 다저스는 1994년 4월 9일 경기에서 박찬호를 중간 계투요원으로 등판시켰으나 가능성은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판단하에 미련없이 마이너리그(더블A)로 내려보냈다.

쓸데없이 왼다리를 어깨 가까이 올리는 투구폼을 마이너리그에서 2년 5개월간 다듬은 박찬호는 비로소 강속구의 장점을 빛낼수 있었다. 장재영이 박찬호의 ‘2군행’을 본받아야 할 이유다.

공주고 출신인 박찬호가 만약 다저스엘 가지 않고 한양대 졸업후 한화에 입단했다면? 1996년 첫 시즌서 한,두경기 등판해 ‘컨트롤 낙제점’을 받고 쓸쓸히 2군으로 내려가 ‘미완의 대기’로 선수 생활을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의 더블A 투수코치들처럼 KBO리그에는 왜 신인 투수들의 투구폼을 매끈하게 다듬는 코치가 없는지 늘 아쉽다. 신입 투수들이 귀 높이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를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58)처럼 최대한 앞으로 가져가는 동작만 익혀도 컨트롤은 훨씬 정교해지고 구속은 5km이상 늘어날 텐데….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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