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돈' 두 마리 토끼 잡은 디섐보
[스포츠경향]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계 격언이 있다. 호쾌한 드라이버는 보기엔 시원하지만 우승을 가져다 주는 진짜 무기는 퍼팅이라는 의미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두 개를 다 잡았다. 드라이버로 쇼를 펼쳤고, 퍼팅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디섐보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C&L(파72·7454야드)에서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디섐보는 48살 노장 리 웨스트우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67만4000달러. 지난해 9월 메이저 대회 US오픈을 제패한 지 6개월 만에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디섐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총상금(150만 달러)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디섐보는 3라운드 파5 6번홀에서 호수를 넘겨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장타쇼를 벌여 화제를 모았다. 3라운드 531야드보다 34야드 길게 세팅된 최종 라운드에서도 디섐보는 돌아가지 않고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3라운드에서 370야드를 날린 디섐보는 이날 377야드를 찍었다. 공은 홀에서 88야드 거리의 페어웨이 벙커에 떨어졌다. 디섐보는 벙커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세 번째 샷을 붙여 버디를 잡았다.
잘라가는 전략을 택한 웨스트우드도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세가 달랐고, 그 기세의 차이가 결국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로 이어졌다.
웨스트우드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디섐보는 파4 1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출발부터 삐끗했다. 그러나 파5 4번홀에서 어프로치가 길어 타수를 줄이지 못할 위기에서 11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3번홀에서 보기를 한 웨스트우드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웨스트우드는 파3 7번홀 보기로 2위로 내려앉았고, 파5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파3 14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한 게 치명타가 됐다. 반면 디섐보는 위기를 잘 넘기며 타수를 지켜냈다. 파4 11번홀에선 벙커샷 실수로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지만 15m 장거리 퍼트를 집어넣어 파를 세이브했다. 이 퍼트가 들어가자 디섐보는 우승을 예감한 듯 두 팔을 치켜올렸다. 디섐보는 파5 16번홀에서도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파로 막아냈고, 18번홀에선 버디 퍼트가 길었지만 1.6m 파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지켜냈다.
디섐보는 이날 드라이브 비거리 329.4야드로 296.6야드를 기록한 웨스트우드를 파워에서 압도했다. 이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놀라운 것은 디섐보가 드라이버 쇼만 보여준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디섐보는 SG 퍼팅에서도 2.235로 -1.197에 그친 웨스트우드에 크게 앞섰다.
디섐보가 장타만 치는 선수가 아니라 섬세한 퍼팅의 비밀까지 터득한 완벽한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우승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조던 스피스는 버디 2개에 보기 5개를 쏟아내며 3오버파를 쳐 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올해 세 번째 톱5 진입이다. 로리 매킬로이는 6번홀에서 티샷을 잘라가는 전략을 택했음에도 호수에 두 번이나 빠지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등 이날만 4타를 잃고 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10위로 마쳤다. 임성재는 6번홀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이글을 잡아냈지만 더블 보기 1개, 보기 5개로 흔들리며 4타를 잃고 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21위에 올랐다. 안병훈은 합계 3오버파 291타 공동 43위를 기록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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