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길목 '강제휴지기', V리그 남자팀들은 어떻게 보낼까 [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3. 8.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지난해 11월6일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전이 열린 대전충무체육관 전경. KOVO 제공


역대급 ‘봄 배구’ 경쟁에 역대급 변수가 끼어들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보름의 휴지기였다. 결국 프로배구 남자부 봄 배구의 향방은 강제 휴식기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리게 됐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는 근래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20승10패, 승점 58점으로 선두를 굳힌 대한항공만이 안정권에 있을 뿐, 그 뒤로 4개팀이 봄 배구 능선에 도열해 있었다. 18승12패로 승점 53점의 우리카드가 2위, 17승14패로 승점 52점인 KB손해보험이 3위다. 그리고 그 뒤를 승점 50점 OK금융그룹과 승점 49점 한국전력이 늘어섰다.

팀 간 승차가 좁아 준플레이오프도 가능하다고 봤을 때 봄 배구 마지노선은 4위가 되는데 그 4위의 향방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5위 한국전력도 봄 배구 진입이 충분히 가능하며 2위 우리카드도 성적여하에 따라 5위로 밀려날 수 있다. 거기에 시즌 막바지 터진 학교폭력 관련 논란은 각 팀의 전력을 뒤흔들었다. 4위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심경섭이 관련 논란으로 시즌을 포기했고, 상위권은 아니지만 삼성화재도 박상하가 코트를 떠났다.

그런데 지난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OK금융그룹전 이후 코로나19 확진 사태가 덮쳐왔다. 7일 현재까지 KB손해보험의 센터 박진우와 사무국 직원 한 명 그리고 대한항공의 직원 한 명이 확진자가 됐다. 결국 9일 재개가 유력했던 리그는 한국배구연맹의 논의로 11일 재개가 선언됐다. 23일부터 멈춘 리그는 정확히 16일 만에 재개된다.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은 확진자와 경기에 직접 연관이 있어 선수들이 모두 2주 격리됐다. 단체운동도 할 수 없었다. 두 팀 다 상위권에서 순위경쟁에 한창이라 피해가 컸다. 나머지 팀 역시 실전경험을 할 수 없고, 갑자기 리그가 멈춘 심리적인 충격을 극복해야 한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단체운동을 할 수 없어 ‘줌(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운동을 하고 있었다”며 “경기영상분석과 비디오 미팅으로 대면훈련이 안 되는 상황을 극복 중”이라고 밝혔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대면이 안 되는 상황이라 모바일 메신저와 통화를 통해 코치들이 일일이 선수들과 개인운동과 관련한 루틴을 잡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은 본격 팀 훈련을 시작했다.

나머지 다섯 팀은 일단 단체운동은 가능하다. 이 시점을 타 그동안 미비했던 점을 보완 중이다. 우리카드는 2단 연결과 블로킹 바운드된 볼의 처리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고, 현대캐피탈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초체력훈련에 매진 중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경기에서 부쩍 어려움을 노출한 리시브와 2단 연결을 다듬는 중이다.

선두 대한항공은 선두싸움에 기력을 소진한 주전들의 회복에 힘쓰고 있다. 관계자는 “최소한의 감각만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레크레이션 축구와 미니게임 등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의 활용법을 찾고 있다”며 포스트시즌 준비에 초점을 맞췄음을 알렸다.

코로나19 확진이 리그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기에 격리 구단 외에도 평소 훈련장과 선수들의 방역에 신경을 쓰는 등 확진자가 추가되지 않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는 삼성트레이닝센터(STC)가 배구단은 물론 남녀농구, 배드민턴, 태권도, 탁구, 레슬링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훈련 중이라 더욱 방역에 신경쓰는 중이다.

물론 휴식기이므로 체력을 보충할 수 있지만 언제 리그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한창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경기가 중단된 이유로 생긴 경기감각의 공백은 애로사항이다.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은 일단 볼 훈련을 못하는 상황을 가장 엄중히 여기고 있다. KOVO 역시 리그가 재개되더라도 이들 경기의 순서를 뒤로 넣어 훈련시간을 보장할 방도를 찾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선수들이 갑자기 중단된 일정으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상승세의 팀 분위기가 끊긴 부분도 아쉽다. 그리고 방역에 대해 신경쓰고 있는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선수들의 훈련 집중력 저하와 그로 인한 훈련 중 부상이 가장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