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백신 맞은 일부 의료진 "고열·근육통으로 2~3일간 고생"

배준용 기자 2021. 3.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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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반응 예상보다 훨씬 강해 응급실에 실려간 경우도 있어.. 20~40대 젊은층이 증상 더 심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현장. 2021.3.3/은평구 제공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맞은 의료진 사이에서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접종 후 2~3일간 38~39도 이상의 열이 나고 근육통, 가슴 통증, 오한, 메스꺼움(오심) 등 심한 감기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2~3일 뒤 증상이 사라지는 공통점이 있다”며 “다만 일반 백신보다 반응이 강한 만큼 정부가 실태를 더 정확히 파악해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백신 접종자는 31만4656명이다. 이 중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는 8만6232명이다.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유진홍 대한감염학회장(부천성모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지금은 증상이 사라져 사우나를 다녀온 듯 개운하지만, 지난 사흘간 오한·발열·몸살·오심 등으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부산 한 전문의는 “독감 백신 부작용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엔 38도 이상 발열과 오한, 근육통 등 면역 반응이 예상보다 심했다”며 “하루 먼저 접종한 의사는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했다.

경험담 중 공통된 부분은 ’50대 이상보다 20~40대 젊은 층에서 증상이 심했다'는 것이다. 서울 한 요양시설의 간호사는 “직원 30명이 접종했는데 응급실에 실려간 직원 2명은 30대였고 60대 이상 요양사들은 증상이 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젊은 사람에게 반응이 심한데 정말 기저 질환 환자에게 접종해도 괜찮은 거냐”는 말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젊고 건강할수록 면역 반응이 강해서 이상 반응도 젊은 층에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 고위험군인 기저 질환자들이 접종하는 이득은 분명하다”고 했다. 5일 대한당뇨병학회를 비롯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류마티스학회 등도 성명을 내고 “백신을 신뢰하고 접종에 참여하는 게 코로나를 예방하는 길”이라며 접종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다만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현장 의료진이 기저 질환 환자 상태를 잘 살펴 접종 이득이 분명한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7일 0시 기준 보건 당국에 신고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은 3671건으로 접종 건수의 약 1.2%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각 병원에서 직원의 20~70%가 이상 반응을 보인다”고 하고 있다. 유진홍 회장은 “현장에서 보면 당국 발표보다 실제 부작용 건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감지된다”며 “당국이 신고된 숫자만 파악할 게 아니라 이상 반응에 대해 실태 조사를 정확히 하고 국민에게 상세히 알려야 괜한 오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7일까지 신고된 접종 후 사망 사례는 9건이다. 이날 질병청은 지난달 26일부터 집계된 중증 이상반응 및 접종 후 사망 사례를 분석하는 피해조사반 회의를 처음 개최했다. 질병청은 “앞으로 매주 한 번 피해조사반 회의를 갖고 결과를 공개해 백신 불안감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접종 후 열이 나는 등 이상 반응에 대해 해열제 등을 먹어도 되는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6일 대국민 권고안에서 접종 후 발열이 38.5도 이상일 경우, 발열이 24시간 넘게 지속할 때에만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를 먹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발열 체온이나 시간과 상관없이 접종 후 불편하다고 느끼면 해열제를 먹고, 약으로 견디기 어려우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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