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롤모델이고 존경하는 선배" 임효준 선택에 영향 미쳤나?

이규원 기자 2021. 3. 8.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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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임효준, 중국 귀화..한국 쇼트트랙 올림픽 '비상'
평창 1500m 금메달 소감 "현수 형한테 조언 많이 얻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코치 변신한 빅토르 안과 재회 눈길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이 롤모델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빅토르 안과의 재회에 한국 쇼트트랙은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임효준은 (징계 문제로) 한국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림픽 무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고심 끝에 중국행을 결정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냈던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임효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1년여를 앞두고 중국 귀화를 결정하면서 그의 선택에 비판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임효준 에이전트사는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었고, 빙상 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했다."면서 "임효준은 한국 선수로서 태극기를 달고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누리고 싶었지만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었고, 빙상 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했다"라며 중국 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에이전트사의 "(후배선수 성추행) 사건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검찰이 다시 상고해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이다"하는 설명처럼 상고심에서 무죄를 받은 상황에서 귀화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의 시각도 많다.

평창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m 동메달을 목에 걸며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효준은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 중 대표팀 후배 A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을 받은 임효준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임효준은 지난해 3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그해 11월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가 결정되면서 10년 전인 2011년 빅토르 안(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과정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빅토르 안과 재회하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한국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선태 총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빅토르 안(안현수·러시아)이 코치로 합류했다.

임효준과 10년전 러시아에 귀화하여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올림픽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안현수)과의 인연도 회자되고 있다.

빅토르 안(안현수)은 2010년 12월 성남시청 쇼트트랙팀이 해체되며 소속팀도 없어지고 부상 여파로 인한 성적 부진으로 새로운 팀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2011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쇼트트랙 종합선수권에 출전한 안현수는 5위에 그치면서 4위까지 주어지는 국가대표 진입에 실패했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총점 42점으로 이정수와 동점을 이뤘으나 3000m 슈퍼파이널 순위에서 밀리며 전체 5위로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이에 안현수는 러시아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당시 러시아에 활동기간이 1년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러시아 귀화를 결심했고, 결국 안현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2011년 8월 17일 귀화를 신청했다.

러시아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세계 쇼트트랙을 점령한 한국선수들의 훈련 방식과 기술의 유출을 목적으로 안현수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가로 안현수에게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억 8천의 연봉, 통역사 등을 제공했으며 이후 실적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세 차례 저택을 제공했다. 이같은 조건이 알려지자 국내언론으로부터 한국만의 기술 유출로 매국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가정이지만 안현수가 이때 러시아에 가지 않고 한국에 머물렀으면 대표팀에 뽑힐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정수가 2011년 10월 쇼트트랙 월드컵 2차대회에서 부상당하면서 5위였던 안현수가 대체 선발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러시아행은 그 이전에 결정된 터라 무의미한 가정이었다.(나무위키 참조)

귀화한 빅토르 안은 2014년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000m 결승에서 러시아에게 사상 첫 쇼트트랙 금메달을 안겨주는 등 3관왕에 오르며 부활했다.

그는 빅토르 안과 안현수의 이름으로 역대 쇼트트랙 선수들 중 제일 많은 금메달(6개)을 획득했고 오노의 최다 메달 기록(8개)과도 타이를 이루었다.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쇼트트랙 황제, 쇼트트랙의 전설로 등극한 것이다.

이같은 공로로 빅토르 안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의 문화, 예술, 스포츠 발전에 앞장선 사람에게 주어지는 '조국공헌 훈장' 4급을 받기도 했다.

6일 임효준의 중국 귀화가 알려지며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 변신한 빅토르 안과 재회한다.

빅토르 안의 귀화 경험과 귀화 이후 올림픽 등에서 선전이 임효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보인다.

실제 임효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빅토르 안 등 러시아 선수들과 한 달 전에 한체대에서 함께 훈련을 했다. (안)현수 형한테 조언도 많이 얻었다"고 밝혀 친근감을 과시 했다. 

임효준은 "토리노에서 현수 형을 보고 쇼트트랙의 꿈을 키워왔다. 롤모델이고 존경하는 선수다.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려고 정말 노력을 하고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씀도 드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안현수는 한국 대표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빅토르 안은 IOC로부터 올림픽 초청을 받지 못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도 제소했지만 기각됐었다.

임효준이 롤모델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빅토르 안과의 재회에 한국 쇼트트랙은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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